[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글로벌 기축통화 전쟁에 불을 붙였던 유럽단일통화 유로화가 2019년 1월1일로 탄생 2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20년간 세계 2위 통화로서의 위상은 굳혔지만 여전히 영향력은 달러에 훨씬 못미치는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에 따른 탈EU 바람, 회원국 재정불안, 역내 불균형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유로화 사용국은 11개국에서 19개국으로 늘어났고, 유로존 경제규모는 72% 증가한 11조200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규모다. 유로화가 국제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1월을 기준으로 34.1%로 파악됐다. 달러(39.6%) 다음으로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로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도입 시 100을 기준으로 지난 11월 92.7을 나타냈다. 해당 통화의 상대적 가치가 도입당시보다 떨어졌다는 의미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유로 20주년 기념강연에서 "단일통화가 모든 나라에 기대되는 이익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고 유로화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불과 10년 전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더 이상 달러가 유일한 통화가 아니다"고 단언했을 당시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유로화가 글로벌 기축통화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안정성'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유로화는 2001년 9·11테러와 이듬해 IT버블붕괴를 거치며 달러대체통화로서 각광받았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유로존에 누적된 불균형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그리스발 유럽재정위기가 더해지며 유로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급락했다.
반면 EU차원의 대책으로 제시된 유로존 공동예산 도입 등 논의는 갈길이 멀다. 극우 포퓰리즘세력의 대두와 함께 브렉시트 등 반EU 기조가 확산하고 있는 것도 향후 유로존 개혁의 변수로 손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향후 10년간 유로화의 성공은 경제적 정치적 역경들을 계속 극복하는 데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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