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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올해 자사주 매입으로 90억달러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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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세금 감면정책, 美기업들 기록적 자사주 매입 유도
기업 투자와 고용창출 유도했지만 기업들은 주가 방어에 집착
뉴욕증시 폭락하며 자사주 매입 손실도 눈덩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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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올해 애플을 포함한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가운데 주가가 폭락하며 큰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법인세 인하로 얻게 된 자금과 해외 이익금을 주주환원과 주가 방어를 위해 투자했다가 오히려 눈덩이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이다. 당초 법인세 인하로 트럼프 행정부는 기업들의 투자가 늘기를 원했지만, 오히려 기업들은 주가 방어에 집착하면서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S&P다우존스지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사이 S&P 500 구성종목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5834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6% 급증한 동시에 2017년 연간 기록에 근접한 수치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치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특히 IT 기업들과 금융관련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눈에 띄었다. 유통되는 주식 수는 크게 줄었다. S&P 500 기업 중 18% 가량에 이르는 종목의 유통 주식 수가 올 들어 최소 4% 감소했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크게 늘린 이유는 지난해 말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법인세 인하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 감면 및 일자리 법안(Tax Cuts and Jobs Act·TCJA)에 서명했다. 법인세는 35%에서 21%로 극적 인하했고, 미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본국으로 배당할 때 법인세를 면제했다. 해외 유보금을 미국 내 본사 등으로 이동하면 15.5%(비유동자산 8%)의 일회성 세금을 매기는 대신 법인세를 줄여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상당수 미국 기업들이 해외 유보금을 국내로 이전했는데 이 자금이 일자리 창출, 설비투자 등 실물경제에 유입되기보다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상당수 쓰였다는 얘기다. 세금 감면 정책이 제대로 된 효과를 낳지 못한 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 사용됐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자사주 매입이 주가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기업들이 큰 손실을 봤다는 점이다. 전날 뉴욕증시 폭등으로 피해가 완화되긴 했지만, S&P 500 지수는 지난 9월 고점에서 전날까지 15.2% 하락했다. 올 들어 전체 지수는 7.7%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월 사이 629억달러의 자금을 쏟아 부은 애플은 90억달러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입었다.
웰스파고도 같은 기간 133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다가 27억달러의 손실을 봤고, 씨티그룹 역시 99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를 사들였다가 28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같은 기간 45억달러 규모로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고, 1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주가가 40% 가까이 밀린 결과다.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이 잉여 자본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좋은 방법"이라며 "주가가 회복되면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자금운용 방식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 세금 절감의 상당 부분을 주가 방어에만 사용하도록 의사결정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호워드 실버블라트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기업 경영자들이 적절한 주가 매수 타이밍을 결정하는 데 실패했다"며 "시장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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