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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유탄 맞는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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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길 막힌 中, 우회수출기지로 한국行…저가 밀어내기 우려
광양산단에 中 알루미늄社 입주 예정…“시장교란” 청원 폭주

[이미지출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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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국 알루미늄 공장의 국내 진출을 둘러싸고 정부와 중소기업 간의 갈등이 촉발되고 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이 외국인투자유치를 목적으로 중국 알루미늄업체인 밍타이를 전남 광양 세풍산단에 입주시키려 하자 국내 비철금속업계가 ‘국내 산업 고사’를 이유로 반발하고 경자청과 업계가 반박에 재반박을 이어가며 강대강(强對强) 대치를 벌이고 있다.

경자청은 “90%는 수출하고 10%는 내수용이며 수입대체 효과가 있다”는 입장. 하지만 업계는 “국내 업체와 전부 중복되는 데다 사업 확대 시 규제할 법적수단이 없고 가격경쟁우위의 거대 중국기업과 국내외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비철금속협회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의 여파로 대부분 중국 알루미늄업체들은 미국시장에서 고율의 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받고 있어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기업들이 한국을 우회 수출 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미세먼지 유발업종의 입주를 반대하는 환경단체까지 여론전에 가세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은 지난달 22일 글이 올라온 이후 7일 오전 이미 답변요건(30일간 20만명 이상 참여)을 넘어섰다.

중소기업계는 이번 논란이 개별업종, 개별지역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주요 2개국(G2)이자 우리나라의 양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장기화조짐을 보이면서 제2, 제3의 중국기업이 국내에 들어오고 중국산의 내수 교란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미국·대중국 교역과 투자가 차질을 빚고 저가 중국산에 의한 피해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한 철강업체는 최근 알루미늄 생산을 중단했는데 저가 중국산 때문에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던 폐지를 줄이고 한국산 수입을 급격히 늘리자 국내 폐지가격이 오르고 제지업계의 폐지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화학섬유업체들은 무역분쟁 여파로 자국산의 수요가 줄고 재고가 늘자 의류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실(絲)을 국내에 유입시키면서 국내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대미 수출용 기계부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기계업체들 일부는 미·중 분쟁으로 수출 감소를 우려해 진행 중인 설비 증설을 보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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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밸브부품업체는 거래선인 중국으로부터 발주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가죽제품제조업체 관계자는 “미국이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는 회사가 대부분 중국회사인데 중국 비중을 줄이고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비중을 늘리면서 대중국 수출이 줄고 있다”면서 “선적기간도 앞당겨지면서 납기일을 맞추는 데 애로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미중 분쟁이 향후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대중 수출, 대미 수출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9월 미·중 수출거래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 거래기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6.4% 수출액 감소를 예상해 미국 거래기업(8.9% 감소)보다 높았다.

기계류, 잡제품, 전자전기제품, 철강금속제품 등의 업종에서 영향이 컸다.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미·중 무역분쟁이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자체 대응방안이 있는 기업은 7%에 그쳤다.

양갑수 중기중앙회 통상협력실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대체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수출 중소기업들의 미·중 의존도가 높은데 인도, 말레이시아 등 신남방국가로 시각을 돌릴 수 있게 이 시장에 대한 전시회나 시장개척단 파견 등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시장에 의존하던 기업들의 경우 시장이 막히면 자금운영에 어려움이 클 텐데 숨통을 틔워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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