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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별 하고 싶어요’ 삐뚤어진 사랑에 두 번 우는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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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혼 및 결별 요구로 살해당한 여성 17명
이별 통보 후 협박·위협·살해 피해자 매년 60명 이상

‘안전이별 하고 싶어요’ 삐뚤어진 사랑에 두 번 우는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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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1. 2016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여자친구와 사귀다 헤어진 A(26)는 연애 기간 내내 월급을 여자친구와 만나는 데 투자했다. 그러나 사이가 틀어지면서 여자친구를 수차례 때리는가 하면 ‘다시 만나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면서 자해 시도까지 하게 됐다. 지난해 12월에도 여자친구가 일하는 가게를 찾아가 술을 마시던 A씨는 자기와는 다르게 잘 지내 보이는 여자친구의 모습에 화가 나 공업용 커터칼로 여자친구의 머리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결국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징역 4년을, 2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다.

#2. 지난 12일에는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전 여자친구를 협박한 뒤 성폭행한 B(29)씨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B씨는 11일 오후 10시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모텔에서 전 여자친구를 수차례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강간상해)를 받았다. 당시 B씨는 전 여자친구에게 “사귈 때 찍은 성관계 영상을 갖고 있다”며 만나자고 협박한 뒤 모텔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3. 경기 이천시에서는 전 여자친구를 차량에 감금한 채 끌고 다닌 20대가 체포됐다. C(28)는 지난 7일 낮 12시30분께 이천 중리동의 한 상가 앞에서 전 여자친구를 자신의 차에 강제로 태운 뒤 1시간30여분가량 끌고 다녔다. C씨는 “잠깐 이야기 좀 하자”며 전 여자친구를 강제로 차에 태워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으로 수십km를 질주하며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호법분기점 부근 졸음쉼터에서 검거됐다.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만으로 협박·폭행·감금 등 위협에 시달리거나 살해까지 당하는 이른바 데이트 폭력에 시달리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안전이별’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두려움이 커지면서, 청춘들의 연애에 대한 가치관도 변질되고 있다.

21일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및 결별 요구로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살해당한 여성은 17명으로 집계됐다. 살인 미수까지 포함하면 66명으로,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별 통보로 목숨을 잃거나 위협을 느낀 여성은 2014년 63명, 2015년 64명, 2016년 63명 등 매년 60명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트 폭력 가해자가 밝힌 범행 동기의 가장 큰 요인은 이별이었다. 3명 중 1명 이상이 이별을 요구받아 배우자나 연인을 위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홧김에 우발적으로'(23%), '자신을 무시해서'(13%) 등 다른 요인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피해자들이 꼽은 유발 요인으로도 '이별 통보'가 많았다. 한국데이트폭력상담연구소에 따르면 피해자 5명 중 1명 이상(20대 22.7%, 30대 21.9%)은 이별을 통보한 뒤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파트너 간 의견 차이', '특별한 이유 모름' 등에 이어 높은 비율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의 징후는 연애 초기 나타난다고 강조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안전이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초기에 징후가 발견되면, 관계가 더 깊어지기 전에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폭력이나 사소한 구속이라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폭력을 당했을 경우에는 지인이나 경찰 등 외부에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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