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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시절 경찰 '댓글공작·블랙펜' 의혹 사실로…16명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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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직 1500여명 동원
천안함·희망버스 등 여론조성 댓글 작성
3만건 이상 댓글·트윗 폭격
정부 비판 누리꾼 등 영장없이 감청

'댓글공작 총지휘' 조현오 前 청장 구속
전·현직 경찰관 등 대거 사법처리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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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이 우호적 여론조성을 위해 조직적 ‘댓글공작’을 펼치고, 정부에 비판적 댓글을 작성한 누리꾼을 감시했다는 일명 ‘블랙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경찰 댓글·블랙펜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단은 해당 의혹이 불거진 뒤 경찰 내부와 군, 민간업체 등에 대해 76회에 걸친 압수수색을 펼치고 1440점의 압수물, 디지털 증거물 1만155점을 확보했다. 또 참고인 등 430여명을 조사하는 한편 관련 증거물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및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단은 댓글공작 지휘 의혹을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구속하는 등 댓글공작에 가담한 전·현직 경찰 관계자 11명을 비롯, 블랙펜 의혹과 관련해 경찰·군 관계자 등 5명을 입건했다.

◇조직적 동원된 경찰, 사회 이슈에 ‘우호적’ 댓글 폭격= 수사단에 따르면 경찰 지휘부는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 및 경찰청 정보국·보안국·대변인실 등 소속 경찰관 1500여명을 동원해 ‘정부·경찰 우호적 여론형성 활동’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정보부서의 ‘SPOL(Seoul Police Opinion Leader)', 홍보부서의 ’폴알림e', 온라인 홍보·기동대 SNS 담당 등 비공식 조직이 동원됐다. 보안부서에서는 전국의 보안사이버수사대 요원을 동원했고, 부산지방경찰청의 경우 희망버스 시위와 관련해 ‘온라인대응T/F'를 만들어 1박2일 철야 작업으로 집중 대응했다.

이들은 철저하게 경찰 신분을 속이고 일반 시민이 의사를 표명하는 것처럼 댓글 등을 작성했다. 가·차명 계정은 물론이고 해외IP, 사설 인터넷망 등을 사용했다. 여론대응 관련 지시는 경찰 내부망과 업무용 동보 문자발송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일부 부서는 댓글 대응 실적을 관리하고 평가에 반영하기까지 했다.

이번에 수사단이 확인한 댓글·트위터 글은 1만2896여건이다. 댓글은 7088개, 트윗은 5790개, 게시글은 18개였다. 유형별로는 집회시위 관리를 빙자해 정부정책을 옹호하는 내용이 5778개로 가장 많았다. 경찰시책·제도개선 옹호는 3096개, 경찰 비난에 대응하는 글이 1712개 등이었다. 특히 경찰업무와 무관한 정부옹호 등 정치관여적 행위나 조 전 청장 개인을 비호하는 글도 다수 확인됐다.

수사단은 당시 작성된 보고서 등을 토대로 실제 작성된 댓글은 3만78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정 탈퇴로 없어지거나 삭제된 댓글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온라인 대응활동을 펼쳤다. 경찰청장 관련 논란·경찰 추진 시책 등은 물론이고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구제역, 대통령 탄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유성기업 파업, 반값등록금, 한미 FTA,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정치인 수사 등 모든 이슈를 막론한 것으로 수사단은 파악했다.

수사단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조 전 청장을 비롯해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보안국장·대변인·정보2과장·보안사이버수사대장, 부산지방경찰청장·차장 등 9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2명에 대해서는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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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판 누리꾼 블랙리스트 올리고 ‘불법감청’= 경찰이 정부와 경찰에 비판적 댓글 등을 작성한 누리꾼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했다는 일명 ‘블랙펜’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수사단에 따르면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는 2004년 12월 감청 프로그램인 역추적시스템을 납품받아 2010년 11월까지 법원의 영장 없이 게시글 및 IP, 이메일 수·발신 내용을 불법 감청했다. 또 2010년 4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인터넷에 대통령·정부정책·군 비난성 댓글을 게시한 누리꾼들의 닉네임·ID·댓글 인터넷주소(URL) 등 자료를 수집해 블랙리스트로 관리했다.

수사단은 이렇게 이뤄진 불법감청 가운데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7개 단체 게시글, 일반인 2명에 대한 이메일 열람 등을 혐의 내용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단은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었던 민모 경정과 감청프로그램 업체 대표, 기술이사 등 3명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군 사이버사령부 관계자 2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조사 중이다.

수사단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고 일부 대상에 대한 계속 수사 필요성 등을 감안해 검찰 송치 후에도 일정기간 공조수사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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