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출렁'…34년 만에 160엔 돌파했다가 등락 반복

기록적인 엔화 약세 지속중

29일 외환시장에서 한때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돌파했다.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교도통신과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달러당 160엔선을 넘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달러당 158엔대 전반에서 움직이다가 일본 시각 오전 10시 30분께 160엔대까지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이 높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엔·달러 환율은 올해 1월 2일만 해도 140엔대 수준이었으나 가파르게 우상향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이달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발표 전에 155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사흘 만에 160엔선을 기록했다.

교도통신은 "오늘은 일본 휴일이어서 아시아 시장에서 엔화가 거래됐다"며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도 엔화를 파는 흐름이 빨라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들어서는 반대로 엔화 매수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단시간에 155엔대까지 급락했다. 이후 157엔대까지 다시 올랐다가 오후 4시 반께 154엔대 후반까지 2엔 넘게 떨어지며 고락을 거듭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엔저가 가속하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를 매수하는 '직접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교도통신은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