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美태평양함대, 11월 대규모 군사훈련 검토…中 압박 목적"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과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를 겪었던 미국이 오는 11월에는 남중국해, 대만 해협 등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도적인 전력을 선보여, 중국에 경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미 해군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태평양함대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 계획을 수립하는 군사작전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은 이러한 훈련을 통해 여러 개의 전선에서 잠재적 상대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계획이 주목을 끄는 것은 이번 훈련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논의 중인 계획에는 미 함정과 항공기가 중국군 코앞까지 진입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 인근과 대만 해협 공해상 등이 훈련 예상지역이다. 미 태평양 함대는 이들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중국군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미국은 이같은 작전을 한 해에 걸쳐 분산해서 실시해왔지만, 이번 계획은 단 며칠 만에 여러 작전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훈련과 관련해 "중국군과 교전에 나설 뜻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군은 중국이 도발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훈련에 나설 경우 중국 역시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군 관계자들은 일단 이런 공세적 훈련이 현실화되는지 여부를 두고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은 "하나의 아이디어에 불과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런 계획은 미군 내에서 상당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과 미 태평양 함대는 이 같은 훈련이 검토되고 있는지 확인을 거부했다.

CNN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과 조셉 던포드 미 합참의장 등은 이런 군사훈련일 실시했을 경우 외교적 파장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갑작스러운 병력 이동에 따른 중동 등에서 전력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충돌 직전까지 갔었다. 미 구축함 USS 디케이터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게이븐 암초와 존슨 암초 등에 다가가자 중국 측 구축함이 41m까지 근접하는 등 위협적인 행보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미국과 중국은 최근 군사적 교류, 협력이 중단되는 등 관계가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애초 매티스 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외교·안보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이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미국 강습상륙함의 홍콩 기항이 중국의 반대로 취소되고, 미 전략폭격기 B-52가 남중국해 일대를 날아가는 등 양측간 군사적 마찰은 커지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