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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용산 보류 후폭풍]집값 놓치고 신뢰까지 잃은 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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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집값 안정도, 시장 신뢰도 잃었다." 서울 삼양동에서 옥탑방 체험을 마친 지 일주일여만에 본인이 약속한 '여의도ㆍ용산 마스터플랜'을 보류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평가다. 매일 신고가를 찍고 있는 서울 전역 집값을 잡기 위한 진화책으로 '보류' 결정을 내놨지만 시장에선 타이밍을 놓친 대책은 '불길'에 부채질하는 격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정부가 예고한 추가 대책과 맞물려 매도자들의 호가 올리기와 끝없이 따라붙던 매수세는 일단 둔화될 전망이지만 노후 재건축 일정까지 지연돼 자칫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박 시장의 여의도 통개발론이 나온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11% 올랐다. 특히 여의도가 위치한 영등포구는 1.84% 뛰며 서울 시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산구 역시 1.78% 급등했다.

정부가 이번 주 부동산 투기 지역을 추가 지정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여의도ㆍ용산 마스터플랜의 보류 발표까지 이어진 만큼 이같은 집값 급등폭은 당분간 진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장기 집값 움직임은 여전히 '우상향'을 유지할 것이란 게 시장의 분석이다. 가격이 이미 오를대로 오른 상황이라 보류 시점 자체가 늦었고, 박 시장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점도 '기대심리'를 꺾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의도ㆍ용산을 중심으로 강북 일대 재건축 단지의 개발이 늦춰지면서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시장에서 박 시장의 보류 결정에도 여의도ㆍ용산의 집값 움직임이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시장 대책 후 시장 반응과 똑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는 것도 그래서다.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던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며 8ㆍ2대책 등을 쏟아내고 있지만 서울 집값은 대책 발표 직후 1~2개월 눈치보기를 한 후 다시 뛰는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여의도 통개발을 발표한 지 50여일도 되지 않아 정책을 철회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 대목이다. 여의도 통개발에 대해 김 장관이 "중앙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제동을 걸었지만 박 시장이 "서울시의 도시계획은 전적으로 내 권한"이라고 각을 세운 것도 무위로 돌아갔다. 박 시장 역시 "과열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의도와 용산의 부동산 과열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일정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발표를 하게 된 것"이라고 일부 인정했다.

서울시는 물론 국토부도 정책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정부가 과열된 시장을 진화하기 위해 투기지역 확대 등 추가 규제를 경고하고 나섰지만 서울시장의 회군 정책으로 청와대의 정책마저 파급력이 떨어질 가능성까지 생겨서다. 한 시장 전문가는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추진 보류를 선언한 상황에서 투자자와 수요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신뢰까지 잃었다"며 "박 시장이 추가로 추진하겠다는 임대주택 확대와 공시지가 현실화 등은 이미 시장에 제안한 내용을 재탕한 것에 불과해 박 시장의 이번 행보는 향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으로도 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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