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시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잠정 보류한 것은 지난 달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통개발' 발언을 즈음해 해당 지역인 여의도·용산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의 집값이 과열됐다고 판단해서다.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은 수년 전부터 각각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이 함께 준비해오던 장기 계획이었으나 지난 달 10일 박 시장이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용산 개발 청사진을 밝히면서 사업이 곧 발표되고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본격화됐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용산에는 '광화문광장급' 대형 광장과 산책로를 만들고 서울역∼용산역 철로는 지하화한 뒤 그 위에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단지와 쇼핑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할 것"이라며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의 높이는 높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 기대감이 폭발했다.
박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올초 급등 이후 보유세 강화 등 정부 규제로 억눌려있던 서울 부동산 시장 심리를 바꾸는 역할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당 발언 이후 여의도 주요 아파트 단지의 호가는 단번에 1억~2억원 오르고 그마저 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가 거둬들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용산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같이 호가를 크게 띄워 내놓은 매물이 거래가 되면 이 거래가가 다시 실거래가가 되면서 호가가 또다시 수천씩 뛰는 과열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거래량 확대를 동반하지 않은 채 몇 건의 거래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서울 집값의 과열이 가라 앉을 때까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은 잠정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면 중단이 아닌 한시적 보류라는 점에서 현재 과열된 서울 부동산 시장 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남아있다. 박 시장은 "여의도의 경우 이미 마스터플랜이 준비돼 왔었고 각 단지마다 노후화 된 주택 단지 때문에 이미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등에 올라가 준비되고 있던 상황"이라면서도 "예상하지 않았던 부동산 투기 과열이 일어나면서 지금처럼 추진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면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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