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원인조차 불명확한 화재가 잇따르자 BMW 차주들의 속도 함께 타들어가고 있다. 언제 화재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다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 '불타는 차'를 왜 몰고다니냐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서둘러 부품을 교체받으려 해도 그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520d 모델의 한 차주는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있어 나중에 되팔 때도 값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구매를 결정한 요소 중 하나였다"면서 "논란이 계속되면 해당 모델의 신차 판매 시 할인율이 높아지고 중고차 값도 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차주들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1일1화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만큼 화재가 잦아지면서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도 늘었다. 최근에는 일부 기계식 주차장 등에서 BMW 승용차의 주차를 거부하기도 했다. 리콜대상인 BMW GT를 보유한 진모(48)씨는 "지금까지 BMW를 타면서 안전에 대해 고민한 적이 없을 만큼 믿음이 있었다"며 "요즘에는 차를 몰고 다니면 마치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리콜대상 차주는 "며칠 째 100통 넘게 전화를 걸었는데 그냥 끊기거나 전화연결이 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고객센터 외에 전용 앱, 메일 등 다른 창구로 문의를 해도 답을 듣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예약시간을 정하지 않고 서비스센터를 무작정 찾는 이들이 늘어 센터 내 혼란도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만이 높아지는 만큼 BMW 차주들의 법적 대응 움직임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날 해당 차주 13명은 BMW코리아와 딜러사 5곳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30일 BMW 차주 4명이 이번 리콜사태와 관련해 제기한 첫 소송에 이은 두 번째 공동소송이다. 소송에 참여한 차주들은 화재를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으나 자동차 이용의 제약과 중고차 가격 하락에 따른 금전적 피해와 더불어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을 근거로 정신적 피해를 주장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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