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정 신간 ‘미국의 내셔널리즘’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보호무역 등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거세다. 이에 맞서 유럽 및 아시아 51개국 정상들이 무역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10월 18~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부과 위협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이들 국가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정책에 대해 공동 대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영정의 신간 ‘미국의 내셔널리즘’은 미국 우선주의의 뿌리를 들여다본다. 바로 내셔널리즘(국인주의). 그는 현재 사회사상연구원장이다. 내셔널리즘 이론, 무역정책 등 10여 편의 저서와 수십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사회과학자다. 그는 “지금 한국에는 미국의 내셔널리즘을 다룬 책은 물론이고, 관련 책조차 거의 없다”며 “몇 권의 책이 있지만 대부분 일본 책이나 서양 책의 번역서”라고 지적한다. 이어 “지금 세계는 미국우선, 보호무역, 무역전쟁, 미국의 패권적인 실력행사와 같은 많은 국제적인 사건들이 휘몰아치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이 미국의 내셔널리즘에서 연유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붕괴는 미국의 전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는 더 이상 양극체제가 아니라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로 됐다”며 “이제는 미국이 희생하면서까지 다른 국가들의 환심을 살 필요가 없어지고, 오히려 다른 국가들에게 요구해서 미국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책에 설명했다.
이 책은 딱딱하지 않다. 다양한 사례로 미국의 현 상황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 국가에 대해서도 그 실체를 알려준다. 그 맹목성에 주목한다. “미국 국가는 가사가 매우 길다. 게다가 음은 몇 옥타브에 걸쳐 있고 박자도 어렵다. 가수들도 대중들 앞에 노래하면서 목이 갈라져 쉰 소리를 내거나, 박자가 틀리기도 하며, 가사를 잊어먹기도 한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이 노래를 최고로 좋아한다. 그런데, 우선 가사를 보면 국가라고 하기엔 무언가 어수선하다. 세상에 무슨 이런 국가가 있나 싶을 정도이다. 도무지 국가기관에 의해서 공식적으로 제정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가사뿐만 아니라 선율도 흥미롭다. 선율은 다른 노래에서 차용해 왔는데 그 원곡은 음주와 성애를 찬양하는 노래였다.”
미국의 초등학생들이 매일 하는 ‘국기에 대한 맹세’다. 이 또한 가볍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길들여지는 국가관은 무섭기까지 하다. 저자는 “세계에서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이처럼 국기와 국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며 “외국에서 미국으로 온 아이들은 처음 학교에 가서 ‘도대체 이게 뭐지?’하면서 어리둥절해 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어 “그 내용을 알고 나면 미국이라는 나라에 충성할 것을 맹세해야 하니, 과연 이것을 해야 하는가 하고 고민을 하기도 한다”며 “그 분위기가 워낙 의심할 바 없이 당연히 해야 한다는 분위기여서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이를 거부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인권수호를 얘기한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 민족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다. “시크인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애리조나주 메사에서는 시크인이 주유소에서 피살당하였고, 나이든 시크인이 야구방망이로 얻어맞은 사고도 있었다. 시크인은 무슬림과 전혀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공격을 당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처럼 머리에 터번을 썼기 때문이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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