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 한때 파산 직전에 내몰렸던 애플이 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최초로 '꿈의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했다. 1976년 창업 후 42년, 1980년 기업공개(IPO) 후 38년 만의 대기록이다.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 실리콘밸리 경쟁기업들이 추격에 나섰지만 결국 1조달러의 주인공은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이 됐다.
지난해 세계증시 시총이 85조3000억달러임을 감안하면 1조달러 고지를 넘은 애플의 위세를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시총 1조달러는 미 최대 정유회사 엑슨모빌, 미 최대 생활용품제조업체 P&G, 미 최대 통신사 AT&T 등 초대형 기업 3개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미국 은행 빅4인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시총을 합쳐야 1조1680억달러로 엇비슷해진다.
S&P500의 전체 시총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에 달한다. 글로벌 기업인 메이시스, 랄프로렌, 할리데이비슨 등 3사의 시총에 S&P500지수기업 108곳을 추가로 포함시켜야 1조달러에 근접(9750억달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월트디즈니(1680억달러)에 뱅크오브아메리카(3121억달러)를 더해도 애플의 절반 수준"이라며 "스티브 잡스가 처음 아이폰을 발표했을 때는 애플의 가치는 734억달러였다"고 전했다. 애플의 주가는 1980년 상장 후 무려 5만% 이상 급등했다.
애플이 시총 1조달러 진입에는 아이폰 등의 판매는 물론 최근 뉴욕증시의 상승세, 글로벌 공급체인망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NYT는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개발한 아이폰의 지속적인 성공에 힘입어 부상했고, 그의 후계자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사업을 확대하고 서비스부문을 육성하면서 '현금창출의 거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최대 수혜자로는 애플의 2대 주주인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CEO가 꼽힌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3월 말 기준으로 2억3960만주다. 2016년부터 애플에 투자한 그는 올 초 "지분 5%를 갖고 있는데 100% 소유하고 싶다"고 애정을 보여왔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새 역사를 쓴 애플의 주가가 향후 '닷컴버블' 당시처럼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조정에 들어갈 수 있으나 최근 애플의 주가는 펀더멘털 개선에 기반을 두고 있어 닷컴버블과는 다르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의 애스워스 다몬다란은 애플의 실적 대비 주가이익비율(PER)이 15.7배로 닷컴버블 당시 100배안팎을 나타낸 기업들과 차이가 큰 점을 언급하며 "합리적인 밸루에이션"이라고 평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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