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중국 정부의 정책 변수에 휘청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는 당초 예상보다는 사업이 늦어졌지만 기술 이전 없는 조건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합작 법인 설립을 인가받아 숨통이 트인 반면 SK그룹은 주력 계열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SK하이닉스 의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파운드리 공장 설립 최종 승인을 받았으나 SK이노베이션 배터리셀을 장착한 베이징벤츠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은 또 다시 불발됐다.
당초 중국 정부는 LG디스플레이에게 기술 이전을 요구하면서 승인 시기를 미뤘으나 결국에는 기술 이전 조건을 뺀 채 허가를 내줬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기술 유출 우려를 덜었지만 논란의 소지는 남아 있다. OLED 기술의 경우 공장 내 미묘한 운영 노하우가 중요한데 중국 자본과의 합작사라서 최첨단 공정 양산 노하우를 일부 공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최첨단 공정을 운영하는 공장이 해외에 합작사 형태로 나가는 만큼 일부 기술과 관련 노하우의 유출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쓴다면 OLED 기술이 통째로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장쑤성 우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현지 정부의 투자 회사인 우시산업집단과 합작 법인을 세운 뒤 공장 신설을 위한 승인을 기다려 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주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고 9일 이사회에서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의 중국 파운드리 공장 설립 출자안을 가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며 200mm 웨이퍼 아날로그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보조금 건은 한국과 중국의 사드 갈등보다도 중국과 독일 간 통상 마찰과 맞닿아 있는 복잡한 문제"라며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발벗고 나선 상황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를 시장에 끼워주지 않으려는 속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시간벌기에 나서는 동안 현지 배터리 회사인 CATL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세계 1위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면서 "보조금이 크게 줄어드는 2020년 이후 한국 배터리 업체와의 진검승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결혼식보다 더 많이 남는대요"…다시 뜨는 중대형...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