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우리 불교문화를 계승하고 지킨 종합승원을 묶은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 일곱 곳이 모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영축산 통도사(경남 양산), 봉황산 부석사(경북 영주), 천등산 봉정사(경북 안동), 속리산 법주사(충북 보은), 태화산 마곡사(충남 공주), 조계산 선암사(전남 순천), 두륜산 대흥사(전남 해남) 등이다.
문화재청은 2014년 8월부터 전통산사의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해왔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및 조계종과 '한국의전통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학술 대회 등을 열어 보전관리계획 등을 수립했다. 특히 충청북도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 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보호와 관리 및 세부시행계획 수립, 세계유산 추진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충북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및 보호에 관한 조례안'도 의결했다.
신라 문무왕 16년(676년)에 창건된 부석사는 의상(義湘)이 화엄의 대교(大敎)를 펴던 곳이다. 무량수전(국보 18호), 조사당(국보 19호), 소조여래좌상(국보 45호), 조사당 벽화(국보 46호),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17호) 등 다양한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다. 봉정사는 문무왕 12년(672년)에 건립됐다. 한국전쟁으로 대부분의 자료들을 소실했지만 복원된 극락전은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로 인정받고 있다.
선덕여왕 9년(640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곡사는 대웅보전(보물 801호), 영산전(보물 800호) 등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인 장교 쓰치다를 죽인 김구가 탈옥해 숨어 지낸 곳으로도 유명하다. 선암사는 진흥왕 3년(542년) 혹은 헌강왕 5년(875년)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된다. 삼층석탑(보물 395호), 대웅전(보물 1311호) 등 중요한 문화재들이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진흥왕 5년(544년)에 창건한 대흥사는 임진왜란의 승병장인 서산대사가 맡으면서 크게 번창했다. 추사 김정희와 원교 이광사의 일화로 대웅보전의 현판 글씨가 유명하기도 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 산사들이 신앙·수도·생활의 기능을 유지한 종합승원이라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계획에서도 합격점을 줬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건물 관리 방안, 종합 정비 계획, 앞으로 늘어날 관광 수요 대응 방안 등을 마련하고, 사찰 내 건축물을 지을 때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산사가 지닌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번 등재로 한국은 1995년에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한꺼번에 등재한 이래 세계유산 열세 곳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등재된 세계유산으로는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등이 있다. 북한에 있는 고구려 고분군(2004년),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년)와 중국 동북지방 일대의 고구려 유적(2004년)을 합치면 한민족 관련 세계유산은 열여섯 건이 된다. 이 가운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상 자연유산)을 제외한 열네 건은 문화유산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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