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독일을 꺾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둔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해단식을 하든 선수단을 향해 엿 모양의 쿠션이 날아들고 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꺾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둔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해단식을 하든 선수단을 향해 엿 모양의 쿠션이 날아들고 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계란'과 '베개'였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경기력 등에 불만을 가지고 현장에 간 일부가 던진 계란은 목적성이 뚜렷했다. 이 계란은 인사말을 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손흥민이 서 있던 근처에 떨어졌다. 대표팀 귀국을 지켜보기 위해 공항에 몰린 팬 500여명과 취재진들은 이 장면에 눈살을 찌푸렸다. "고생한 선수들에게 그런 짓을 하지 말라"는 고함도 쏟아졌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던져진 사탕 모양의 베개는 어떤 의미인지 추측이 난무했다. 가까이서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의 목격담을 통해 의문이 풀렸다. 이는 우리 대표팀 수문장 조현우를 겨냥한 것이었다.
30일 현장에 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팀을 겨냥해 베개를 던진 일부 남성이 경호원의 제지를 받자 '조현우의 잉글랜드 진출을 응원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해명하더라. 논란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치밀하게 핑계까지 준비한 듯했다"고 말했다. 우리 선수단이 해단식 무대에 자리한 순간 옆쪽에서 엿 사탕 모양의 베개가 날아들었다. 이 베개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유니언잭은 영국의 국기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깃발을 상징하는 십자가 조합으로 이뤄졌다. 현장에 있던 경호원들이 우산을 펼치며 베개를 막아냈으나 투척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관계자는 "경호원들의 제지에 황당한 해명을 남긴 이들은 곧바로 현장에서 쫓겨났다"고 전했다. 베개를 던진 한 남성은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엿 먹으라는 뜻이 아니라 영국 국기 모양 베개를 던진 것은 신태용 대표팀 감독에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가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쫓겨나면서 이들은 조현우의 이름을 언급하며 또 다른 핑계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꺾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둔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터뷰를 하는 신태용 감독 옆 바닥에 축구팬이 던진 계란 자국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조현우는 실제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2-0 한국 승)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무실점 승리에 기여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해 세계 축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16강에 오르지 못했으나 영국 BBC가 선정한 조별리그 베스트11의 골키퍼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트위터 이용자들도 그의 활약을 언급하며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이름난 팀들이 당장 조현우와 계약해야 한다"고 썼다. 정황상 조현우의 잉글랜드 진출을 응원하기 위해 베개를 던졌다는 일부 남성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나라를 대표해 월드컵에서 최선을 다하고 돌아온 선수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벌어진 이와 같은 행동은 어떤 해명을 덧붙이더라도 환영받기 어렵다. 실제로 축구 관련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계란과 베개를 던진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번 논란의 배후로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축사국)'을 의심하고 있다. 축사국 회원 게시판에 '계란 던지러 갈 겁니다. 같이 갈 분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지난 28일 게재되고 이 글에 다른 회원이 동조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축사국 측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축사국 운영진은 29일 커뮤니티에 올린 긴급 공지문 통해 "축사국은 공항에서 계란 투척 및 집회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축사국 집행부 여러분께서는 이 긴급 공지문에 달리는 댓글을 삭제 하지 마시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모든 부분에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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