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한미가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을 조기에 충족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지만 오히려 우리 군의 전작권 전환을 위한 준비가 늦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제는 우리 군의 3축체계다. 그동안 송 장관은 "3축체계를 빨리 확보해서 한국군이 전쟁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전작권을 가지고 오겠다"며 "새로운 작전개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군 구조, 부대구조, 전력구조, 지휘체계를 바꿔야 한다. 공룡 같은 군대에서 표범같이 날쌘 군대로 바꾸겠다"고 말해왔다.
▲늦어지는 3축체계= 송 장관의 계획과 달리 3축체계중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에 필요한 무기도입 결정은 미뤄지고 있다. KAMD는 북한이 보유한 2000여 기의 각종 미사일과 새로 개발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발사했을 때 탐지, 추적해 요격하는 작전개념이다. 지상의 패트리엇(PAC-2ㆍPAC-3) 미사일과 중거리 대공유도무기(철매-2)를 비롯한 이지스 구축함의 대공미사일(SM-2), 앞으로 개발할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송 장관은 제동을 걸었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차기 이스함에 구축할 SM-3를 구매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송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SM-3 도입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SM-3는 고도 500km까지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 해군의 해상요격시스템이다.
군내 반발도 심했다. 공군과 합동참모본부는 전시상황에 가치자산보호대상을 모두 지켜내기 위해서는 최소 M-SAM 7개포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M-SAM이 1포대 당 32발을 장착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계획대로 7포대를 구축할 경우 224발을 전력배치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8개 포대와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8개포대 등 108발의 요격미사일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은 반쪽 천무= 천무는 유도탄과 무유도탄을 사용한다. (주)한화에서는 유도탄을 자체생산했지만 무유도탄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면허생산합의서(MLA)를 통해 생산해 왔다. (주)한화는 천무의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무유도탄의 개량이 필요했고 MLRS 무유도탄 생산해온 기술력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승인하지 않아 실전배치된 천무에 무유도탄을 장착할 수 없게 됐다. 반쪽 천무라는 오명을 쓴 것도 이때문이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지난 25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주재하는 제11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를 개최하고 230㎜급 다연장로켓(MLRS) '천무'의 무유도탄을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기 위해 하반기에 입찰 공고를 하는 계획도 의결했다. 230㎜급 무유도탄은 1발에 900발의 자탄이 들어 있어 표적에 떨어지면 축구장 3배 면적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다. 사거리가 80㎞에 달해 기존 MLRS인 '구룡'의 2배 이상이다.
문제는 무유도탄이 민간인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확산탄이라는 점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한화가 개발한 CBU-58(자탄 650개), MK-20(자탄 247개) 등은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제6의정서의 '불발률 1% 미만'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무유도탄도 확산탄의 일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한화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일단 한국은 세계 2위의 확산탄 생산국이지만 남북한이 대치하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특수성 때문에 확산탄금지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군전문가들은 확산탄개발이 장기적으로는 국내 방산업계나 국가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KIDA 관계자는 "확산탄금지협약의 가입 여부를 떠나 국제사회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확산탄의 사용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를 무시한 독단적인 확산탄 정책을 펼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과 함께 국가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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