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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5만 아이슬란드의 축구 저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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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없어도 동료끼리 서로 보완”…“겸손하고 돈을 목적으로 삼지않는 순수 열정”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1경기가 열리기 전 아이슬란드 관중이 '바이킹 천둥박수'를 치며 응원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1경기가 열리기 전 아이슬란드 관중이 '바이킹 천둥박수'를 치며 응원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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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축구의 변방' 아이슬란드가 월드컵 데뷔전에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비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월드컵 D조 첫 경기에서 강호 아르헨티나와 1대1 무승부를 이뤄낸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34만명이다.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다.

이런 아이슬란드가 아르헨티나의 발목을 잡게 된 저력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아이슬란드축구협회의 아르나르 귄나르손 기술위원장은 16일자 일본 아사히(朝日)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자국 대표팀의 가장 큰 장점으로 "'황금세대' 선수들이 모인 것"을 꼽으며 "현재 대표팀 중심 선수들은 17세 이하, 21세 이하 대표 시절부터 유럽의 강호와 대등하게 맞선 경험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귄나르손 위원장은 "아이슬란드 대표팀에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이슬란드 팀에 우아함은 필요 없고 우아함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아이슬란드대학의 비다르 할도르손 교수(사회학)는 "슈퍼스타가 없어도 동료끼리 서로 보완하는 게 아이슬란드의 전통문화"라며 "이것이 팀 스포츠에도 투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귄나르손 위원장도 "아이슬란드 대표팀의 주력 모두 잉글랜드ㆍ독일ㆍ이탈리아 등지에서 활약하는 프로선수지만 거액 연봉을 받는 슈퍼스타는 아니다"라며 "그래서 겸손하고 돈을 목적으로 삼지 않는 순수한 열정이 그들에게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1경기가 열리기 전 아이슬란드 관중이 바이킹으로 분한 채 서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1경기가 열리기 전 아이슬란드 관중이 바이킹으로 분한 채 서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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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국토의 79%가 빙하ㆍ호수ㆍ용암지대이고 야외에서 축구할 수 있는 시기는 4개월 정도다. 노르웨이와 그린란드 사이에 있는 섬나라 아이슬란드의 겨울은 길고 혹독하며 바람이 거세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의 보조금, 지방자치단체의 스포츠 진흥정책으로 상황은 변했다. 풀사이즈 실내 잔디 구장, 하프사이즈 구장, 옥외 인공잔디 구장, 천연잔디 구장이 속속 들어선 것이다.

아이슬란드축구협회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에서 평소 축구를 즐기는 인구는 약 3만5000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10%에 해당한다.

인구 대비 환경 조건은 대단하다. 귄나르손 위원장은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어 공터는 많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축구협회에 가입한 남자 선수는 1만7000명이다. 이들 가운데 성인이 3500명이다. 이들 중 프로선수는 100명 뿐이다. 아이슬란드에 월드컵 출전이 왜 동화 같은 이야기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이슬란드는 축구 꿈나무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지도자 자격을 가진 코치가 2015년 말 669명에 이르렀다. 물론 지금은 더 늘고 있다.

귄나르손 위원장은 "아이슬란드에 다른 나라보다 우수한 코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인구가 적어 어릴 적부터 유자격 코치에게 쉽게 지도 받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어릴 때 유자격 코치로부터 지도 받으면 실력이 빠르게 늘어 축구하는 게 즐겁게 마련"이라며 "따라서 아이들은 축구를 계속하려 든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아이슬란드 응원단이 보여준 매너는 유럽의 다른 훌리건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점잖았다.

아이슬란드와 헝가리의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프랑스 마르세유 경기장 근처에서는 아이슬란드의 '바이킹 천둥박수' 응원 구호가 울려 퍼졌다. "붐-붐-후!" 그러나 그 이상의 거친 행동은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이 관중과 일체가 된 채 박수의 리듬을 점차 앞당기는 바이킹 천둥박수 응원은 이때부터 유명해졌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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