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성공 조희연 서울교육감 "담대한 혁신 이어갈 것"

혁신학교 문제 "받아들이기 어렵다" … 추진 의지
외고·자사고는 일반고 전환하고 일반고는 지원 확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월20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교육감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교육에서도 새로운 길이 뚫리고 있다. 중앙정부의 상명하달과 일방통행만 존재했던 시대가 가고, 쌍방향 소통과 권한이양을 통해 명실공히 교육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의 자율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다."

재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앞으로 4년간 다시 한번 서울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교육감의 잦은 교체로 혼선을 겪어온 서울에서, 4년을 넘어 8년 동안 안정적이고 일관된 정책 추진이 가능해진 것이 매우 기쁘다"면서 "초심처럼 똑같이 귀를 열어놓고, 서울교육 가족들의 모든 말씀을 듣고 또 듣겠다"고 다짐했다.

조 교육감은 1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당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4년간의 행정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4년은 좀 더 '담대한 혁신'을 위한 행보를 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혁신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우선 공정한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고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해 "외고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동시에 일반고 전체의 교육력을 높여 모든 학교를 상향평준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내년부터 자사고, 외고의 5년 주기 평가가 시작되는 만큼 우선 교육부와 협의해 엄정한 평가를 진행,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학교들은 일반학교로 전환할 예정이다.

동시에 모든 일반고도 '개방형-연합형 교육과정'을 적극 확대해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학교교육과정 운영으로 미래 역량을 갖춘 우수 인재를 길러 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1·2학년 영어 방과후 학교 금지로 인한 학부모들의 우려와 지역 간-학교 간 영어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립초 전체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배치하고, 영어학습 오픈 플랫폼 구축, 놀이-체험 중심의 영어 수업 환경 구축 등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선거 과정에서 경쟁후보들이 지적한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문제, 일반학교와의 역차별 문제 등에 대해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혁신학교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 혁신학교 학생들의 효능감이나 학교생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게 조 교육감의 주장이다.

조 교육감은 "다양성 존중, 공존, 협력, 문제해결력, 융통성이 중요시되는 미래사회에서 인지역량 중심의 새로운 학력관을 정립하고, 혁신학교 성과는 학교간 상대 비교가 아니라 학생들의 성장과 향상 수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입제도와 관련해선 "학교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다만 변별력 확보만을 위한 제도개선이 아니라 공교육을 살리고 경쟁과 서열화 구조를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해선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전교조 전임자 휴직과 관련해 전향적 조처를 한 바 있다"면서 "그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