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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영구정지 1년 '고리 1호기'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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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체까지 15년간 7500억원 투입

지난해 6월18일 자정을 기해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영구 정지된 지 1년이 흘렀다.

지난해 6월18일 자정을 기해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영구 정지된 지 1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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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니가 있어 우리나라가 원전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고, 니가 있어 우리 가족이 밝은 빛을 선물 받았어.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지난 7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고리 1호기 해체 현장에서 만난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한 직원이 고리 1호기를 바라보며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그는 "고리 1호기는 자신의 피와 땀이 서려있는 곳"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6월18일 자정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영구 정지된 지 1년이 흘렀다.

고리 1호기는 40년간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성장 견인 및 원전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했다. 고리 1호기 건설은 당시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위산업으로 총 1560억원을 투입했다. 1971년 정부예산의 30%,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의 4배 수준이었다.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 원자력 총 발전량의 2.9%를 차지했다. 연간 4772기가와트(GWh)를 생산할 있는 용량을 갖췄다. 지난 40년간 총 15만5260GWh의 전력을 생산해 주택용과 공업용을 포함, 부산시가 8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했다. 이러한 도전이 있었기에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원전강국으로 도약했다.

박지태 고리원잔력본부 제1발전소장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다. 건물은 세월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상태가 깨끗하고 양호했다. 굉음을 내며 돌아가야 할 터빈, 주급수 펌프, 급수가열기 등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 '멈췄구나'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3층 주제어실 상황판으로 올라가니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후 진행경과 상황이 한 눈에 들어왔다. 특히 '17.06.17 18:00 발전정지(계통분리), 17.06.18 24:00 영구정지'라는 문구가 큼지막히 적혀 있었다. 작동 시스템의 전원은 상당 수 꺼져 있었고, 모니터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수중에서 보관하는 화면이 보였다.

박 소장은 "사용후핵연료가 수중에서 방폐되는 과정"이라며 "방사능을 소멸시키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원자력발전소는 건설도 어렵지만, 해체 역시 만만치 않다. 고리 1호기 해체 기간은 최고 15년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해체 비용도 7500억원을 상회한다. 핵연료냉각 등 5년동안 해체 준비 작업을 하고, 6년동안 방사선물질 제거작업을 거친 뒤 폐기물 처리 등을 통해 완전 해체된다.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해체 승인을 밟기 위한 과정에 있고, 2022년 6월부터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 2025년 12월 사용후핵연료 반출완료, 2030년 12월 제염ㆍ철거 완료, 2032년 12월 해체완료를 계획 중이다.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면 고리 1호기는 2년간의 부지복원 과정을 거쳐 녹지나 공원 지역주민 편의시설 등으로 이용된다.

한수원은 국내 첫 해제 작업이다 보니, 전문 조직과 인력도 별도로 꾸릴 정도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박 소장은 "한수원은 정부정책, 규제제도, 인접호기 영향 등을 고려해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리 1호기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신고리 5, 6호기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신고리 5, 6호기는 지난해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건설 재개가 결정됐다. 건설을 멈추고 공론화를 벌였던 당시 공정률 28%에서 현재 34%(5월말 기준)의 공정률을 보였다. 5호기 2022년 3월, 6호기 2023년 3월 준공 예정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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