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고 공식 확인했다. 또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혀,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종전선언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찾은 김 부위원장은 이날 아침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북한은 비핵화를 하길 원한다.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하길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한 나라로 발전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또 "김영철과 한국전쟁 종전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회담에서 종전에 대한 무언가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종전선언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최대의 압박'이라는 용어를 더는 쓰길 원하지 않는다"며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대북제재를 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은 오후 1시12분께 백악관 집무동 앞에 차량으로 도착한 김 부위원장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안내를 받아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됐다.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오후 2시35분까지 80분간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전달받은 후 북미회담 개최를 확언한 만큼, 김 위원장의 친서에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결단이 포함돼 있었고 이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뉴욕에 도착, 폼페이오 장관과 만찬회동을 한 데 이어 31일 북미 고위급 회담을 하는 등 뉴욕에서 2박3일의 일정을 보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북미 고위급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김 부위원장은 다시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본국에 보고하기 위해 뉴욕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DC에는 평양과 외교기밀을 주고받을 채널이 없어 주 유엔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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