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최근 '2018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국내경제는 성장률이 떨어질 전망"이라며 "지난해 반도체 투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성장을 이끌었지만 올해에는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증가 속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이외의 주력 제조업에서도 수출이나 투자를 이끌어갈 부문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올해 국내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진 2.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구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이보다 높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1일 '2018년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2.8%에서 3.1%로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OECD와 IMF, 정부도 한국은행과 동일한 3.0%를 전망치로 제시했다. 경제성장 전망치는 수출, 생산, 고용 등 생산지표를 어떻게 해석하고 향후 전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1~0.3%포인트 차이가 나는 걸 크게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며 "침체, 둔화라는 표현도 이를 판단하는 수치에 대한 기준이 전무해 표현의 차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세한 각론에서는 향후 전망에 대한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경기를 가늠하는 거시지표 중 하나인 수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현재대로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한 수출 그래프가 갑자기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증가율 자체는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위원은 "수출은 올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스플레이ㆍ반도체 등 수출을 이끄는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연구기관들이 같은 목소리로 우려하는 부문은 고용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13만3000명 느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3개월 내리 10만명대에 머물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전통 제조업의 부진 때문이다. 정부의 4월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3월 전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줄었다.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기계장비 등의 부진으로 2.5%나 감소했다. 3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제조업 위기는 기업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한경연이 상장사 439개사의 2012년과 2017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체 매출액에서 비중이 큰 상위 6개 업종 중 4개 업종의 매출액이 감소세를 보였다. 2012년에 비해 지난해 매출이 늘어난 업종은 전기전자(20.0%)와 유통업(0.2%)뿐이었다.
세종=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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