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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올린 듯, 올리기"…편의점 '100원 인상'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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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물가상승 압박 속에 협력업체 가격 인상 요구 늘어
CU·GS25 등 얼음컵 가격 올리는 대신에 용량 늘려
세븐일레븐은 얼음컵 올린 대신 파우치 음료 가격 내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으로 인해 협력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 요구가 쏟아지자 편의점들이 온갖 묘수를 짜내고 있다. 가격은 올리되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협력업체의 고충 해소 방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부터 100원씩 인상된 '편의점 얼음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와 GS25는 이달부터 자사브랜드(PB) 상품인 얼음컵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얼음컵 제품은 늦봄부터 늦여름 사이 판매 개수 기준으로 줄곧 1위를 차지하는 '초특급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그만큼 협력업체는 물론 편의점에서도 원가 부담과 소비자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편의점 역시 얼음컵 가격을 '그냥' 올리진 않았다. 편의점 상품기획자(MD)와 협력업체 간 상의 끝에 100원을 올리는 대신 얼음 용량도 늘리기로 한 것. CU의 경우 150g에서 180g으로, GS25는 165g에서 185g으로 증가했다.

CU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 커피와 가격 차이가 별반 없는 백종원의 빽다방 제품과 경쟁을 하려면 용량을 좀 더 늘려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얼음컵 가격이 지난 4~5년간 계속 500원에서 멈춰 있던 데다, 협력업체 역시 좀 더 얼음량을 늘리더라도 100원을 올리면 전체적으론 이득이라고 판단해 합의점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얼음컵뿐 아니라 연관 PB 제품인 파우치 음료 가격도 양사 모두 100원씩 올렸다. 얼음컵과 마찬가지로 파우치 음료 역시 190㎖에서 230㎖로 용량을 늘렸다. GS25 관계자는 "파우치 음료를 공급하는 협력사 역시 최저임금과 원가 상승 때문에 가격 인상 요구를 줄곧 해왔다"며 "마찬가지로 용량도 늘리고 가격도 올리는 방법으로 타결지었다"고 밝혔다. 편의점이 고안해낸 방법 덕분에 일선 편의점에선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 명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얼음컵에 파우치 음료를 사서 부어 마시면 1000원이었는데 이젠 1200원이 됐다"며 "과거엔 1000원이라 현금 계산이 많았지만 이젠 거스름돈 때문에 카드 계산이 많아진 것 빼곤 용량도 커져서 아직까지 손님들로부터 불만을 들어본 적은 없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CU나 GS25보다 서둘러 올해 3월부터 PB 얼음컵 가격을 100원 인상했다. 반면 세븐일레븐은 용량을 늘리지 않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원래 얼음컵 용량이 180g으로 경쟁사보다 많았다"며 "그래도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 저항 심리를 없애고자 파우치 음료는 오히려 100원 내렸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은 얼음컵 가격을 500원에서 600원으로 올리고 PB 파우치 음료는 500원에서 400원으로 떨어뜨렸다. 가격은 내렸어도 230㎖ 용량은 그대로다. 협력업체 공급가는 유지하되, 소비자가격 100원을 깎아준 것. 대신 세븐일레븐의 마진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얼음컵이 파우치 음료보다 판매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세븐일레븐 입장에선 더 남는 장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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