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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죽음 면죄부 될 수 없다”…청계광장에 울려퍼진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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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투' 지지 '2018분 이어말하기' /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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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고정호 기자, 김성현 기자, 위진솔 기자, 허미담 기자] “가해자의 죽음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청계광장에서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주최로 ‘2018분 동안의 이어 말하기’ 대회가 오전 9시22분부터 열렸다. 이 대회는 다음날(23일) 오후 7시까지 총 2018분 동안 진행 될 예정이며 현장에서 신청하면 자유롭게 발언권을 얻을 수 있다.

오후 5시10분께 발언대에 선 A 씨는 현재 성폭력 가해자의 죽음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미투운동이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면서 분노하는 사람들이 실제 가해자들과 얼마나 다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후 5시13분께 발언자로 선 B 씨는 “나는 82년생 여성으로 가정 폭력의 피해자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B 씨는 “지금까지 여성의 안전을 둘러싼 사회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을 줄 알았다”면서 “피해자에게 주어지는 경찰의 성차별적 수사와 가정법원의 부당한 재판을 고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피해자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어느새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돼 있었다”면서 “부당한 판결을 주체가 여전히 제도권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면서 “오늘 집회와 같은 문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여성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22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투' 지지 '2018분 이어말하기' /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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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발언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오순애(58) 씨는 최근 확산되는 ‘미투’ 운동에 대해 “‘미투’는 세계적인 추세다. 이러한 추세는 더 많이 확산돼야 한다”라며 “‘미투’는 없었던 현상이 아니고 도사리고 있던 성폭력 피해자들의 분노가 일정 분기점에서 폭발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씨는 이러한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남성과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로 보는 교육이 필요하다. 누가 위고 누가 밑이라고 할 것 없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오 씨는 성범죄 가해자들의 처벌이 미흡하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번이든 두 번이든 (성범죄를) 당한 여성들은 씻을 수 없는 모멸감이 있다. 그 부분은 가해자가 사과해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물리적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심리적인 상처는 없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또, 신윤교(22·대학생) 씨는 페미니즘 동아리에 속한 친구들과 함께 이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 씨는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노출된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서 “일단은 이런 시위에 나와서 말씀하시는 피해 여성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제도적으로도 많은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형량이나 처벌 등 많은 부분에서 공론화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 씨는 최근 남성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펜스 룰’(Pence Rule)에 대해 “‘펜스룰’이 남성들의 방어 수단이라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펜스 룰’이란 일부 남성들이 여성을 상대로 발생할 수 있는 성폭력을 이유로 아예 직장 업무나 회식 등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현상을 말한다.

신 씨는 “미투 폭로에서 드러난 것을 보면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기업이나 해당 업계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라며 “미투 운동 이후 남성들이 ‘여자들이랑 앞으로는 아무것도 안 해야 되겠다’고 행동하기 보다는 ‘앞으로 여성을 같은 인간으로서 존중해야겠다’는 식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활동가 미몽 씨는 “각자 다른 위치에 있는 여성들이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 어쩜 이렇게 비슷한지”라며 “이러한 세상은 곧 끝날 것이고, 우리가 바꿀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김성현 인턴 기자 sh0416hyun@asiae.co.kr
위진솔 인턴 기자 honestywe@asiae.co.kr
허미담 인턴 기자 pmdh03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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