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업무 줄이고 인력 재배치…디지털 마케팅 전환으로 비용 감축
인건비 부담 대형마트도 셀프계산대 도입 등 무인화 바람
구조적 불황에 잇딴 규제로 유통산업 내리막
미국·일본 백화점 업계 지난 수십년간 구조조정 진행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통업계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지난 수 년간 신규 출점과 신 사업을 앞세워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구조적 불황에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접고 비용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장기 불황과 내수 시장 포화로 유통 산업이 급격히 쪼그라든 미국과 일본처럼 국내 유통업계도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혁신점포에선 주차장 차량 유도 시스템을 설치해 주차 요원이 없어도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무인 물품보관 시스템도 확대했다. 또 안내데스크과 유모차 대여소, 사은 행사장 등을 통합한 '통합 데스크'를 운영하는 등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던 시설 및 서비스를 시스템으로 대체하거나 통합했다. 현물 사은품 증정 행사는 무인 키오스크를 통한 상품권 증정으로 전환했고, 지류 광고물 등은 모바일 마케팅으로 대체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온 영업관리자의 서류 작업을 폐지하거나 상품진열(VM) 평가도 없앴다. 기존에 나눠졌던 남성팀과 여성팀, 잡화팀도 '패션팀'으로 통합했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혁신점포의 시범 운영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이를 토대로 전사 차원의 운영 모델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이같은 경영 실험은 매출이 뒷걸음치고 있는 국내 백화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국내 백화점 시장은 지난해 29조2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2% 축소됐다. 오프라인 백화점 업황이 부진한 만큼 신규 출점 보다는 기존 점포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체질 개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양새다. 특히 백화점을 운영하는데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인력 중심의 업무를 첨단 기술로 대체하고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을 높인다는 전략인 것이다.
사업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SK플래닛의 국내 최초 패션 대여 서비스앱 '프로젝트앤'은 다음달 서비스를 접는다. '공유경제'의 대명사로 꼽혔지만, 신진 디자이너의 고가의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는 수익 구조가 발목을 잡으면서 출시 1년6개월 만에 문을 닫는 것이다.
이미 유통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에선 유통업체의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메이시스를 비롯해 미국 백화점들은 지난해 수 백개의 매장을 폐쇄해고 수 만명의 직원을 정리했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백화점의 20%가 사라졌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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