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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中企 슬로건 '9988'…99는 맞고 88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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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체크]中企 슬로건 '9988'…99는 맞고 88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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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9988'은 우리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주는 프레임으로 사용돼 왔다. 99는 전체 사업체수의 99%를, 88은 종사자수의 88%를 차지하는 것을 각각 의미한다. 그런데 중소기업 정책의 토대가 되고 있는 이 '9988' 통계프레임이 기업 수와 고용자 수에 있어서 중소기업의 비중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중소기업 관련 통계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는 '99는 맞지만 88은 틀리다'고 결론냈다.
-사업체가 기준…1기업 多사업체의 함정

'9988'의 근거는 중소기업중앙회의 통계 분석을 근거로 한다. 중앙회는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경제총조사와 매년 실시하는 전국사업체조사 등 조사통계 결과를 재편ㆍ가공해 매년 중소기업현황 및 통계를 작성ㆍ발표하고 있다. 두 조사의 조사대상은 기업체가 아니라 사업체다. 기업체는 하나 이상의 사업체로 구성된다. 본사와 지사가 있는 경우 1기업 다(多)사업체가 된다.지사는 사업체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서 기업체가 될 수는 없다. 결국 사업체 수는 기업체 수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2015년 기준 경제총조사를 통계에서도 사업체 수는 387만4167개인데, 기업체 수는 369만5298개이다. 그 차이인 17만8869개는 '지사'의 수인데, 전체 사업체 수의 4.6%를 차지하고 있다.1기업 1사업체의 기업체당 평균 종사자 수는 4.04명인데 반해 1기업 다사업체의 그것은 134.3명에 달한다. 경제총조사와 전국사업체조사는 비영리사업체도 포함하고 있는데, 중소기업현황 통계는 영리사업체만을 대상으로 작성한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현황 통계는 중소기업의 비중을 과대계산할 수밖에 없다. 2015년 경제총조사 자료를 재편ㆍ가공한 .2017년 중소기업현황에 따르면, 사업체 수 기준으로 중소기업은 360만882개에 달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본사'및 이의 지시를 같이 받는 다른 '지사'와 함께 하나의 대기업을 구성하지만, 개별적으로는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지사'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1기업 다사업체 중에서 중소기업 범위를 벗어나는 기업체는 대기업으로 분류하고, 여기에 포함되는 '지사'를 중소기업에서 제외해야 더 정확한 중소기업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렇게 하더라도 업체 수 기준의 중소기업 비중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종사자 수나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하는 중소기업 비중은 지금보다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료=국회 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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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으로 바뀐 중소기업 기준…1천여개 사업체 150만명이 중기서 제외

2014년 중소기업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중소기업 범위 기준이 상시근로자수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현황 통계도 매출액 기준으로 바뀌어야 하지만 경제총조사는 5년 주기로 시행되고, 매년 실시하는 전국사업체조사는 매출액 자료가 부실하다. 2015년 경제총조사 자료를 기업체 기준으로 분류한 중소기업중앙회의 추정치에 따르면, 약 1000여 개의 사업체와 150만 명 정도의 종사자가 중소기업에서 제외된다.

행정통계와의 불일치도 문제다. 통계청은 연도별로 구축한 영리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비교, 분석해 기업생멸행정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이 통계는 사업체가 아니라 기업체가 기준이다. 2015년 기준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모두 555만3564개의 영리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기업체 수 369만5298개와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경제총조사가 물리적 장소가 있는 사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기업생멸행정통계는 물리적 장소가 없는 사업자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리적 사업장이 없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으 로 분류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포함하여야만 중소기업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99는 유지 vs 88은 80으로 고쳐야
보고서는 "사업체와 종사자 수 기준이 아니라 기업체와 매출액 기준으로 중소기업현황을 파악하더라도, 업체 수 기준 중소기업 비중은 99%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노동자 수 기준 중소기업 비중은 88%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전체 영리기업의 일자리 수 1893만 7000 개 중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4%(1521만 8000 개)에 그치고 있다. 보고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통계를 토대로 정책을 수립하면, 정책 목표 달성은커녕,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는 통계청을 비롯한 타부처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필요한 행정통계와 가공통계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중소기업중앙회는 지금보다 더 정확한 중소기업현황 통계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중소기업기본법을 개정해 중소기업현황 통계와 관련된 규정을 마련하고, 통계청과 협의해 이를 국가승인통계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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