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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②화장(化粧), 신분의 상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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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신분의 상징이었다. 사진은 한
 행사장에서 메이크업하는 사람들의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쳐].

화장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신분의 상징이었다. 사진은 한 행사장에서 메이크업하는 사람들의 모습.[사진=유튜브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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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류 최고의 미인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단점을 '화장(化粧)'으로 보완했습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에선 화장이 신분을 상징하는 도구로 변합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피부를 하얗게 하는 화장을 즐겨했습니다. 계급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일수록 땡볕 속에서 일하기 때문에 피부가 검고, 상류층일수록 바깥 일을 하지않아 피부가 하얗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얀 얼굴을 과시하기 위해 '백연광(white Lead)'이라는 납성분을 얼굴에 바르기도 했는데 과용해 납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구정은 등이 쓴 <우리가 몰랐던 세계사>에 따르면, 그리스 시대의 화장품 재료는 모두 천연물질로 엄청나게 비싸서 극소수의 상류층 만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올리브 오일과 벌꿀을 얼굴에 바르는 행위가 그 때도 있었고, 목탄으로 눈썹을 짙게 하며, 입술을 붉게 하는 립스틱도 발랐다고 합니다.
로마인에게도 화장은 자신의 신분과 부를 과시하는 행위였습니다. 귀족들은 누가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미는지 경쟁 했습니다. 귀족가의 여성들은 노예를 부리며 몇 시간에 걸쳐 화장을 하고 몸을 치장했는데 얼굴 화장과 손톱 매니큐어는 물론, 머리 장식도 화려하게 꾸몄다고 합니다.

귀족 남성들은 외국에서 들여온 비싼 화장품을 여성에게 선물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등 사치풍조가 만연하게 됩니다.

가톨릭교회의 부정적인 메시지로 중세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근세로 들어서면서 화장은 다시 유행합니다.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인본주의가 전파되면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아름답게 꾸미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이 시대 패션 아이콘입니다. 결혼하지 않고 44년 동안 영국을 다스린 엘리자베스 여왕은 붉은 머리색과 창백할 만큼 하얀 피부, 화려한 드레스로 당대 여성들의 롤모델이 됩니다.
창백한 얼굴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납 중독으로 말년에는 얼굴이 파랗게 보일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창백한 얼굴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납 중독으로 말년에는 얼굴이 파랗게 보일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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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아 얼굴에 흉터가 남았는데 이를 가리기 위해 납성분이 든 백연가루를 얼굴에 발랐습니다. 컴플렉스를 감추기 위한 백연가루를 과용하다보니 여왕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창백해졌고, 급기야 파랗게 변해갔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여성들이 여왕 따라하기에 심취했고, 납중독으로 일찍 사망하는 여성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 시기의 화장은 사교를 위한 필수조건이었기 때문에 남녀를 불문하고 화려한 의복과 함께 화장을 즐겼다고 합니다.

한 사회학자는 "근대로 넘어오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났고, 화장품 제조기술이 발달하자 유해한 재료 사용을 피하게 된다"면서 "이 시기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과장된 화장술이 사라지고,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면서 화장은 상류층의 전유물에서 대중에게도 익숙하고 당연한 행위로 자리잡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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