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라 이해한다"VS"부담돼 못 타겠다"…택시기사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아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서울 택시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소식에 시민들 의견은 '찬반'으로 팽팽하게 나뉘었다.
요금 인상 시기나 인상률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현재 기본요금 3000원에서 900~1500원 정도 오르는 방향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은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직장이 종로에 있는 김효진(30)씨는 "생각해보니 몇 년 동안 택시요금이 오르지 않았다. 이제는 올려도 될 시기인 것 같다"며 "물가가 오르는 만큼 택시요금도 같이 오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손모(43)씨도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식당 밥값이 오르고, 인건비도 올랐다"며 "택시기사분들도 최저임금은 맞춰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다만 앞으로는 택시를 못 타겠다는 의견도 많다. 이영현(36)씨는 "가끔 늑장 부리고 싶은 날 택시를 타곤 했는데 요금이 올라버리면 아무래도 부담"이라며 "택시요금 인상 후에는 다섯 번 타던 걸 한두 번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모(33)씨는 "300~400원 오르는 거면 모를까 갑자기 500원 이상 오르는 건 너무하다"며 "가까운 거리는 두세 명이서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이제 그런 얘기 안 나올 것 같다. 오르는 물가에 피해 보는 건 서민들"이라고 강조했다.
택시기사라고 해서 택시요금 인상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송모씨는 "지금까지 택시요금이랑 짜장면이랑 같이 올랐는데 지금은 짜장면이 택시 기본요금보다 비싸다. 택시요금이 오르긴 올라야 한다"면서도 "당장 수입이 늘어날 것 같진 않다. 세금 등 다른 부분에서 더 떼어가려고 궁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법인택시기사 허모씨 또한 "사납금을 못 올리도록 막더라도 가스비를 더 받는 등의 방식으로 꼼수를 부릴 수 있다"며 "택시요금 오른 것 때문에 손님 줄어들면 기사들만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택시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20회 가까이 회의를 열었다. 현재 서울연구원에 맡겨둔 용역이 3월이면 나오는데 그걸 토대로 택시기사들 처우나 서비스 방향 등이 정해질 것"이라며 "4~5월 정도는 돼야 윤곽이 제대로 잡히겠다"고 설명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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