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개월 전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임은 분명하다. 이렇게 한반도에는 훈풍이 불고 있는 듯 하지만 한반도 밖에선 여전히 칼바람이 불고 있다. 평창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끝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북한은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다. 한반도가 다시 위기 국면으로 돌아갈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우리는 지금 미국의 군사적 행동과 북한의 반발을 우려한다. 미국과 북한을 한자리에 앉도록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과 중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분단 이후 남북한은 치열한 체제 경쟁과 대결을 이어왔다. 우리는 북한과 경제력 격차가 거의 100배 이상 나면서 사실상 체제 경쟁을 끝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북한의 핵개발로 인해 군사력에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체제 경쟁과 대결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당장 미국과 북한의 충돌을 걱정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마침 북한은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핵문제를 풀어낼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핵문제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미국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핵에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우리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사전에 의제를 정하고 추진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북한 정상이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담판을 하는 자리다. 비록 북한이 먼저 평양 초청장을 내밀었다고 해도, 이를 계기로 정면 돌파가 필요하다.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특사파견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주변국의 의심을 정상회담의 결과로 돌려놓아야 한다. 한번으로 끝낼 수 없다면 지속적으로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 남북관계는 정상회담이라는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동용승 굿파머스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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