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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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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강원도에 바람이 분다. 이 바람은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을 휘감아 돈다.

덕장에 걸린 명태를 황태로 말리던 바람이 지금은 올림픽 개막식장에서 타오르는 성화를 흔든다. 감자밭에 불던 바람은 알펜시아 센터를 맴돌고 있다.
제주도가 바람이 많다고 하지만 강원도 바람을 빼 놓을 수 없다. 올림픽 경기장 인근 대관령에 세워져 있는 풍력발전기는 강원도 바람을 상징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창이 위치한 대관령 인근 바람은 주로 서풍이다. 평균풍속이 4.3㎧로 연중 강하다. 특히, 겨울에 바람이 거세다. 동절기에는 북동기류의 영향으로 기상변화가 심하고 큰 눈이 내린다. 봄부터 부는 높새바람도 유명하다.

오죽하면 바람에 이름을 붙일 생각까지 했을까. 2013년 강원도는 공모전을 통해 강원도 바람에 '바우바람'이라는 호칭을 붙여줬다.
올림픽과 함께 강원도 바람이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 강원도 바람 앞에서는 자세를 낮춰야 한다. 대항하면 안된다. 올림픽을 시샘하는 바람 덕에 일부 경기는 연기됐고 선수들이 다치는 일도 생겼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바람을 본 이들은 태풍이 온 것 같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블리자드' 보다 더한 바람이 한국에 있음을 전세계가 알았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와 평창에는 새로운 바람이 몰아 닥쳤다. 북(北)풍과 미(美) 풍이다. 북에서 불어온 바람,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불어온 바람이 평창에서 으르렁댔다. 안그래도 바람이 많은 곳에 새로운 바람이 더해지니 몸이 날아갈 듯한 강풍이 탄생한 걸까.

강한 바람도 때가 되면 솔바람으로 변한다. 그게 자연의 섭리다. 그 때가 언제일까. 강한 바람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처럼 강대강의 대결도 타협과 양보를 통해 얼마든지 사라질 수 있다. 그러려면 남(南)풍이 제역할을 해야 한다.

마침 북핵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의 바람'이 평창에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비둘기와 옛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이 전세계에 남긴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평화의 바람'이 불어올 수 있을까. 바람에 흔들리는 성화가 꺼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불어라 바람아....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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