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여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20년 집권론'이 나오는 모양이다. 며칠 전 한 유력지의 칼럼은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을 포함해서 생생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다뤘다. 여권은 이번 6ㆍ13 지방선거의 압승을 통해 우선 지방의 주류 세력을 교체함으로써 이런 구상을 차근차근 현실화시켜 나갈 계획은 갖고 있다고 한다.
여권이 기대하는 것처럼 '20년 집권론'에 성공하려면 승패는 단기적인 인기가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를 얼마만큼 개선시킬 수 있는가에 좌우될 것이다. 정치에서 표를 얻는 것은 단기 거래관계가 아니라 일종의 장기 거래관계와 같다. 얼마 동안은 이미지나 사건으로 득을 볼 수 있고 전임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상응하는 성과를 원한다. 그런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언제든지 사람들이 '아니오'라고 외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지집단을 분리한 다음에 선별적으로 이익을 나눠 주는 정책은 쉽다. 눈에 보이는 숫자를 바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표가 계산된다. 하지만 입을 다문 다수 사람들은 자칫 정책 결정에서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이들까지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은 차별적인 정책이나 인기를 끌 수 있는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을 올려서 얻을 수 있는 표는 금방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서 비용을 치르고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은 정책 담당자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언짢더라도 자신의 의사를 그냥 속으로 삭이고 만다. 성장률이 2~3%대인 나라에서 한 해에 최저임금을 16%대로 올리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한 정책이다. 결국 그 정책은 실행에 옮겨졌고 여기 저기 아우성과 원성이 자자하다. 이 정책의 승자는 몇 명이 되겠는가? 이런 정책의 패자는 또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부분을 잘 새겨야 계속해서 재집권에 성공할 수 있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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