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이제껏 열린 동계올림픽 가운데 가장 추웠던 적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올림픽 때였다. 개막식이 열린 그 해 2월 12일 오후 5시 온도는 - 11도. 눈이 오긴했지만 바람(초속 1.5m)이 세지 않아 체감온도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당시 대회 조직위는 관람객에게 우의와 방석, 커피를 나눠줬다.
조직위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기온이나 여건이 비슷한 릴레함메르 대회 관계자에게 다양한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릴레함메르 개ㆍ폐회식이 열린 스키점프 경기장은 지붕이 없는 개방형에 3만5000명을 수용해 이번에 개ㆍ폐회식을 위해 따로 지은 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구조물과 여건이 비슷하다. 김대현 조직위 문화행사국장은 "개개인이 기초적으로 방한대책을 세워오는 게 중요하다"면서 "모자나 목도리는 물론 방한화, 겨울양말 같은 방한용품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대회 조직위에서도 검토를 거쳐 평창 횡계리 고원전지훈련장 일대로 옮기기로 하고 지자체, 정부와 공사비 등을 둘러싼 협의에 들어갔다. 개ㆍ폐막식 행사를 위해 따로 임시시설을 지은 사례가 과거에 거의 없었던 만큼 이 과정에서도 결론을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개ㆍ폐회식 건립사업 적정성을 검토한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는 2015년 1월 보고서를 내면서 검토안 외에 총 7가지 대안을 제시할 정도였다.
인구 4000여명 지역(횡계리)에 대규모 경기장을 짓는 게 적절한지를 비롯해 실제 경기장 건립을 위한 공사시행을 누가 맡는지를 두고서도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평창군이나 강원도가 재정자립도가 낮은 만큼 사후 관리에 따른 비용도 부담이었다. 논의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온화한 강릉에서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 개폐회식을 여는 방안도 검토대상으로 올랐으나 평창군 지역주민의 거센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정부 시절 개ㆍ폐회식장 건립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일대 인구가 많지 않은 점, 사후 관리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감안돼 현재와 같이 일부 시설만 남기고 철거하는 구조물로 가닥을 잡았다. 지붕이 없는 구조로 만든 것도 철거비를 감안한 조치였다. 2015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1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말 완공됐다.
방한대책을 철저히 하는 한편 보안검색을 간소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섰지만 지난 3일 개회식 리허설 때도 관람객 다수가 추위에 떠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조직위는 방한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스탠드 상단 난간쪽과 일부 동의 복도 뒷쪽면에 방풍막을 설치하는 한편 관람객 복도에 히터를 설치했다. 스타디움 외부와 입ㆍ출구쪽에 설치하는 난방쉼터도 당초 계획보다 늘리기로 한 상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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