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 간 대연정 본협상이 당초 마감시한이었던 4일(현지시간)을 넘길 전망이다. 최대 걸림돌로 꼽혔던 난민문제에서 예상보다 순조롭게 합의를 이뤘지만, 아직 노동·보건제도 개혁 등에서 쟁점이 남아있어서다. 본협상 결과는 오는 6일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양측은 마감시한인 이날까지 본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이틀간의 여유시간을 뒀다. 마틴 슐츠 사민당 대표는 "의지를 갖고, 시간 제약을 두지 않고 논의하겠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양측은 지난달 26일부터 본협상에 돌입해 난민문제 등에서 합의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 해외에 있는 난민 가족을 8월부터 매달 1000명씩 받아들이기로 하고, 난민 유입 상한선은 예비협상 당시 논의된 18만~22만명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2025년까지 임금에서 차지하는 연금보험금이 2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사회보장세 비중은 40% 이하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기후변화대책, 전기자동차 확대, 주택부족문제와 대도시 내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등에도 합의했다. 당초 난민 유입 상한선을 둘러싸고 갈등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순조로운 모습이다.
본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끝이 아니다. 44만명의 사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전체 찬반투표를 실시해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3~4월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연정에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재선거가 치러질 수 밖에 없어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하다. 독일은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연정 구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FT는 "지난해 자메이카 연정 구성에 실패한 메르켈 총리로서는 사민당과의 대연정이 가장 좋은 카드"라면서도 "사민당 내에서는 작년 총선 당시 사민당의 참담한 투표결과를 들며 대연정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기민·기사연합과 사민당의 대연정은 달라진 게 없는 구석기연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주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민당의 정당 지지율은 18%로 작년 총선 당시(20.5%)보다 더 떨어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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