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남북 대화 국면 속에서도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군사적 행보를 확대해가고 있다. 괌에는 핵공격이 가능한 전폭기를 추가 배치했고 군사적 충돌에 대비한 심각한 수준의 훈련이 진행 중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도 나설 전망이다.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포함한 옵션들에 대해 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미군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대비해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와 일맥상통한다.
손베리 위원장은 "군인들에게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어 달라고 요구하려면 강력한 무기와 훈련, 준비 태세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는 대북 타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이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두 개의 새로운 해상 기반 핵무기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의 기존 핵탄두를 저강도 핵탄두로 변경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탄두를 바꾼 트라이던트 미사일이 2년 내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핵탄두를 탑재하고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신형 크루즈 미사일 개발도 검토 대상이다. WSJ는 "새로운 핵무기는 배치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와 마찰을 겪을 필요가 없다"며 "기존의 핵무기 통제 협정을 위반하지 않고 배치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WSJ가 입수한 미 국방부의 '2018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 초안은 이 같은 무기 개발 계획을 포함하면서 "북한의 핵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최근 미 공군이 잇달아 핵 공격이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괌에 배치한 것도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장기 순환배치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지만 B-52, B-1B, B-2 등 3대 전략 폭격기를 모두 괌에 배치한 것은 북한에 대해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읽힌다.
데이비드 뎁툴라 전 미 공군 수석 부참모차장은 이날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배치가 북한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스텔스 기능을 가진 폭격기를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대한 비대칭 우위 전력으로서의 전폭기의 상징성을 강조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3대 전략 폭격기가 모두 태평양에 배치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미국 정부가 유사시 북한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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