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포화·업계 트렌드 반영
트레이더스, 코스트코와 삼파전 치열해질 듯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창고형 할인매장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 실적 부진을 완충하고 업계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롯데쇼핑은 5호점 킨텍스점을 오픈한 뒤 소비 부진, 출점 규제 강화, 상생 이슈 등 리스크를 의식해 창고형 매장 확대를 자제해왔다. 그러나 대형마트 영업 환경이 해마다 악화하는 가운데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창고형 매장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대형마트업이 포화 상태에 들어가면서 기존 매장들 매출은 거의 대부분 줄고 있다"며 "광주 첨단점을 계기로 창고형 매장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2016년 1월1일~12월31일)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 매출액은 8조5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역신장(-0.5%)했다.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97억원 적자만 봤다. 올해 들어선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 점포 영업 정지 사태까지 맞으며 실적이 더욱 악화했다. 올 1~3분기 매출은 5927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0% 감소했다. 적자는 182억원으로 집계됐다.
빅마켓 첨단점의 경우 장장 3년 만에 추진하는 신규 출점이면서 직전의 대구 칠성점 불발도 만회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다. 내달 15일 열 예정인 롯데마트 칠성점은 당초 빅마켓 프로젝트였다. 롯데쇼핑은 빅마켓을 개점하려다 인근 시장 상인 등의 반발 등으로 일반 매장으로 전환했다.
한편 창고형 할인 매장 사업은 불황 속 대형마트업계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1185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원 클럽에 속했다. 올해 매출도 1조5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3% 급증했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를 신(新)성장동력으로 삼고 올해 3개점에 이어 내년에도 3개점을 신규 오픈할 방침이다. 같은 기간 기존 이마트 출점 계획은 없다. 코스트코코리아의 2016회계연도(2016년 9월1일~2017년 8월31일) 매출액은 3조8040억원으로 전년 3조5004억원 대비 8.7%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다. 영업이익도 2015회계연도 1599억원에서 1년 새 4.7% 올라 1675억원이 됐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4.4%로 지난해 이마트(3.7%), 롯데마트(97억원 적자)를 압도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12개점)에 이어 롯데 빅마켓까지 신규 출점·비중 확대 전략을 가져가면서, 이들 2사와 코스트코코리아(13개점)의 '창고형 매장 삼파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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