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서 2000년전 최고위층 목관묘 발굴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경상북도 경산에서 2000년 전 압독국 시대로 추정되는 최고위층 무덤이 발굴됐다.

성림문화재연구원은 23일 경산 하양(무학)지구 택지개발사업 용지 내 하양읍 도리리 115-5 일원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해 목관묘(나무널무덤) 2기를 발굴했다고 전했다.

2기 중 최상위 수장묘로 추측되는 6호 목관묘는 참나무로 제작됐다. 동서 방향으로 놓였으며, 전체적으로는 ㅍ자 형태를 보인다. 통나무를 파 시신을 안치하고, 길쭉한 나무 판재를 사방에 세웠다. 목관 안에는 피장자의 두개골과 치아, 팔뼈, 정강이뼈 등이 확인됐다. 고대 목관묘에서 인골이 출토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목관묘에서는 청동검, 철검, 청동거울, 청동마(靑銅馬), 부채, 동과, 재갈 등 중요 유물도 함께 나왔다.

이 지역 일대에 대구 만촌동유적, 경산 임당동유적, 영천 어은동과 용전동 유적 등이 있지만 목관묘 6호는 규모나 부장 유물이 동시대 다른 무덤을 압도하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칠초동검과 칠초철검 4점, 부채 3점, 중국제 청동거울 2점 등이 한 무덤에서 발견됐다.

부장품으로 보아 피장자 신분이 높은 계층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깃이 달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채는 창원 다호리, 성주 예산리, 김해 봉황동, 경산 압량면 등지의 목관묘에서 나왔으나 한꺼번에 석 점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성림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제 청동거울과 부채, 칠초동검을 부장한 금호강 유역의 최고 계층의 무덤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무덤의 축조 방식와 목관의 구조를 복원할 수 있는 실물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