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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경제학]②실체도, 발행자도, 관리자도 없지만 돈처럼 쓰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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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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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일반 화폐와 비트코인의 차이점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가상화폐란 이름에 걸맞게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는 인터넷상의 코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다른 두 가지 차이점은 발행자도 없고, 관리자도 없다는 점. 책임 주체가 아무도 없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사이버머니나 게임머니 같은 다른 가상화폐와도 다르다. 사실상 사고가 나면 투자자 개인이 다 책임을 져야한다.

원래 가상화폐를 포함해 전자화폐나 지폐와 같은 '부등가화폐'는 신용(Credit)이 생명이다. 국가가 직접하든 중앙은행이 하든 통화가치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줄 수 있는 든든한 책임자가 없으면 신용자산은 성립되지 않는다. 10세기 중국에서 각 상인들이 발행하던 어음을 국가가 한꺼번에 모아 지급보증을 서주기로 선언해 만들어진 지폐의 역사부터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발행자도, 관리 주체도 없는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신용은 그럼 누가 책임지는 것일까? 이를 위해 만든 체계가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체계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새 거래가 생길 때마다 기존 거래내역을 보내고 이를 상호 대조해 위조를 막는 방식을 의미한다. 거래 내역을 상호 검증할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위조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시장규모가 커질수록 화폐의 신용도가 높아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해외 비트코인 채굴장 모습(사진=www.genesis-mining.com)

해외 비트코인 채굴장 모습(사진=www.genesis-mi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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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금처럼 채굴량이 정해져있고 채굴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는 점이 가치를 안정화시키는데 기여한다. 비트코인은 2100만 비트코인으로 채굴량이 제한돼있고 1비트코인을 캐는데 풀어야하는 알고리즘을 해독하려면 개인 PC 1대 기준으로 대략 5년이 걸린다. 전문 채굴을 위해서는 슈퍼컴퓨터를 연결시키고 전산 서버를 따로 만드는 등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 가장 큰 장점은 각 국의 통제를 받는 공용 화폐처럼 국가의 이해관계에 따른 환율조작, 양적완화, 전쟁, 금리조정 등 셀수 없이 많은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생산되고 생산량도 비교적 정확히 예측이 가능하며 환율조작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돼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만약 세계경제가 완전히 통합 체계로 나아갈 경우, 중립적인 세계적 대안화폐로 거론될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별관 지하 커피세도나에 비트코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가 설치한 비트코인 전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2014년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별관 지하 커피세도나에 비트코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가 설치한 비트코인 전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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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장점은 반대로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하다. 법정화폐도 실물화폐도 아닌 가상의 투기자산이 화폐 역할을 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기 때문에 가치 보존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하루에도 수십퍼센트씩 오르내리는 가격 변동성도 안정적 통화로서의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였던 마운트 곡스가 해킹으로 파산하고 해당 거래소의 비트코인은 모두 휴지조각이 된 것은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안정성을 완전히 담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런 점에서 비트코인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각종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화폐'로서의 장점이 부각되며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역으로 투자가 과열되면서 이젠 일종의 투기자산 성격으로 변질되고 있다. 완전히 투기자산이 돼 각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실거래에 내놓지 않고 쌓아두기만 한다면 비트코인은 화폐로서 가치를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 가상화폐의 시발주자이자 대표주자로서 비트코인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어떻게 정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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