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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00兆시대, 포화상태라지만…외식업은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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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66만개…78명당 1개꼴로 있어

1인가구 급증 속 청년·은퇴자 창업붐
종사자 5인 미만 영세식당이 87% 차지
음식점업 비은행권 대출 급증…1분기 사상최대
식품기업 21곳 연매출 1兆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서울 강북구 중ㆍ고등학교가 밀집해 있는 인근에 햄버거 가게를 연 40대 최모씨는 10개월만에 문을 닫았다. 직원 두명을 두고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시작을 했는데 개업한 지 불과 석달 만에 같은 건물에 떡볶이집과 닭강정집, 그리고 프랜차이즈 분식점이 잇따라 들어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메뉴가 달라 매출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전부리 음식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최씨의 가게는 6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빚을 내 시작했기 때문에 불과 4개월의 적자도 버티지 못한 것이다.
한국 식품ㆍ외식산업의 매출 규모가 2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그러나 정작 속을 들여다보면 외형만 커졌을 뿐 식품ㆍ외식업 종사자들의 개별 소득수준 등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종사자 5인 미만인 영세한 식당이 전체 식당의 8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비은행대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매출 1조원을 내는 식품기업수는 21곳에 달해 기업과 가계 간 소득양극화도 여전했다.

매출 200兆시대, 포화상태라지만…외식업은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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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ㆍ외식산업 매출 192조…종사자수 228만명=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17년도 식품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식품ㆍ외식산업 매출은 약 19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음식료품 제조업과 외식업이 각각 84조원, 108조원이었다. 식품제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6.8%, 외식업은 8.9%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연평균 성장률(3.6%)을 앞질렀다. 식품ㆍ외식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음식점 창업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5년 기준 음식점(주점업포함) 사업체수는 2014년보다 0.9% 증가한 66만개였다.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153만명임을 감안하면 78명당 음식점 한 개가 존재하는 셈이다. 음식점에서 일하는 사람 수는 195만명이며 매출액은 108조원 수준이었다.

사업체수로는 한식 음식점업(30만4005개)이 가장 많았고, 커피숍 등 비알콜 음료점업(5만9656개), 분식ㆍ김밥전문점(4만3719개), 치킨전문점(3만2600개) 순으로 나타났다. 비알콜 음료점업을 제외하면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분식, 김밥, 치킨이 음식점 창업 메뉴로 단연 인기였다.

음식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아 창업을 원하는 청년층이나 은퇴세대들의 진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식품ㆍ외식산업 규모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말 기준 신생기업 가운데 65%는 도ㆍ소매, 숙박ㆍ음식업 등이 차지했다. 숙박ㆍ음식점의 경우 창업 이후 3년 생존률이 30%로 가장 낮은 업종이기도 하다.

◇10곳 중 8곳은 영세식당, 음식업 종사자 월급여 173만원=음식점 중 종사자 5인 미만의 영세한 식당이 56만9000개소(86.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10개 음식점 중 8개는 식당 주인을 포함해 종업원이 5명이 안 되는 소규모 식당이라는 얘기다. 종사자 수 10인 이상인 음식점은 1만8000개로 전체 음식점의 2.7%에 불과했다.

식품ㆍ외식산업 덩치가 커지면서 식품ㆍ외식산업 종사자수는 2006년 181만명에서 2015년 228만명으로 10년 새 25.6% 증가했다. 이는 전체 산업의 10.9%에 해당한다. 특히 외식업 종사자는 2015년 195만명으로 서비스업종 중 종사자수가 가장 많았다.
매출과 종사자수 모두 증가세지만 개별 소득수준은 전체 업종 중 최하위로 쳐졌다.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임금근로일자리별 소득(보수) 분포 분석'에 따르면 숙박ㆍ음식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173만원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었다. 전체 근로자 평균소득은 월 329만원이었다.

일용직, 단기근무자가 많은 서비스업종 특성상 평균 소득이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지만 일용직ㆍ단기근무자가 많다는 점은 음식업 관련 일자리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음식업 대출 비은행 대출 '사상최대', 식품기업 21곳은 1조 매출 행진=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기관구내식당업(6조9000억)을 제외하면, 서양식 음식점업이 3억9000만원, 일식 음식점업이 3억2000만원, 한식 음식점업은 1억7000만원, 치킨전문점은 1억2000만원, 분식ㆍ김밥전문점 8000만원의 순으로 집계됐다. 인건비, 식재료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손에 쥐는 소득은 더 낮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물가상승, 경기 부진 등으로 소득 정체가 이어지면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생계형 대출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말 비은행금융기관 산업대출 중 숙박ㆍ음식점업 대출잔액은 12조485억원을 기록, 올 1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 30%대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자구책으로 비은행권으로 대출이 쏠렸다.

반면 매출 1조원이 넘는 식품기업은 21곳에 달했다. 매년 1조원을 버는 기업 수는 2005년 4개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1곳으로 늘었다. 이들 기업의 총매출은 약35조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18%에 해당한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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