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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덫덫덫…호랑이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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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수십 년 동안의 호랑이 보전 노력 물거품 위기

▲한 시민의 휴대폰으로 촬영한 백두산 호랑이.[사진제공=중국 SNS '웨이보 닷컴']

▲한 시민의 휴대폰으로 촬영한 백두산 호랑이.[사진제공=중국 SNS '웨이보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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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7월29일은 '세계 호랑이의 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호랑이는 약 3900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심각한 상황이 펼쳐짐에 따라 각국들은 호랑이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d For Nature)은 호랑이가 서식하는 지역의 정부들이 반(反) 밀렵 노력을 강화하고 야생 호랑이를 위협하고 있는 덫을 강력하게 단속하도록 촉구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밀렵과 덫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밀렵꾼들은 점점 더 많은 덫을 이용해 호랑이, 코끼리, 표범 등 암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야생동물을 잡고 있습니다.
자전거 케이블처럼 널리 쓰이는 재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죽음의 덫은 아시아 숲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불법거래는 연간 2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됩니다. 마약, 인신매매, 위조품에 이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불법거래입니다.

WWF 호랑이 보전 프로그램 'Tigers Alive'의 리더 마이크 발처(Mike Baltzer)는 "덫은 야생동물을 멸종 위기로 이끄는 주요 원인"이라며 "동남아시아에서 위험하고 은밀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야생 호랑이를 보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대규모 덫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보전 활동의 최전선에서 덫을 치우고 덫을 설치한 자들을 검거하는 레인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고 발처는 강조했습니다.
야생 호랑이가 덫에서 탈출하는 이례적 경우에도 부상으로 쇠약해져 사냥하지 못하고 굶어 죽거나 질병에 걸리기 일쑤입니다. 덫에 걸린 동물이 죽거나 불구가 돼 호랑이에게 이중으로 타격을 줍니다. 호랑이가 생존하고 번식하는데 필요한 먹이까지 잡아 버리기 때문입니다.

WWF 로힛 싱(Rohit Singh)은 "주요 서식지에서 야생을 위협하는 덫이 하루에 몇 개나 설치되는지 파악조차 할 수 없다"며 "레인저들이 아시아 보호 구역에서 연간 수십만 개의 덫을 치우고 있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UNESCO 세계 유산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야생 호랑이, 오랑우탄, 코끼리, 코뿔소가 공존하는 수마트라의 열대우림에서 2006년에서 2014년까지 8년 사이 덫의 개수가 2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로힛 싱은 "덫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덫을 설치하는 불법 밀렵꾼들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현장의 레인저들에게 더 많은 자원과 강력한 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수마트라에 있는 세계 유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구눙 르우제르(Gunung Leuser) 국립공원의 생태학적 가치는 연간 6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공원은 16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인구 400만 명에게 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덫으로 인한 위협을 멈추는 것은 지역 사회의 생계와 깊숙이 연결됩니다.

2010년 호랑이가 서식하는 지역의 정부들은 단 하나의 생물종을 보전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야심 찬 도전에 약속했었습니다. TX2, 즉 2022년까지 전 세계 호랑이 개체 수를 두 배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감소 추세에 있던 전 세계 야생 호랑이 숫자는 2016년부터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해 호랑이 보전에 희망의 불빛이 내비쳤습니다. 반 밀렵과 레인저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려는 적극적 노력 없이는 개체 수가 다시 감소하는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WWF 측은 경고했습니다.

한편 '세계 호랑이의 날'은 매년 7월29일로 2010년 러시아에서 개최된 호랑이 정상회담에서 야생 호랑이를 보전하자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정됐습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에 방사된 백두산호랑이가 임시 거처 안을 서성이고 있다.[사진제공=산림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에 방사된 백두산호랑이가 임시 거처 안을 서성이고 있다.[사진제공=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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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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