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플레이어스의 격전지 소그래스TPC 최대 승부처 "파만 해도 OK"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그린이 동전처럼 작아 보였다."
러셀 녹스(스코틀랜드)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1050만 달러) 3라운드 17번홀(파3ㆍ137야드)에서 공이 세 차례나 물에 빠지면서 무려 9타를 쳐 순식간에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17번홀이 바로 더플레이어스의 격전지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ㆍ7215야드)의 최대 승부처다.
실제 2003년 이후 이 홀에서 수장된 공은 무려 634개다. 2007년이 최악이다. 443차례의 샷 가운데 첫날 50차례 등 총 93차례나 공이 물에 잠겼다. 션 오헤어(미국)가 대표적인 희생양이다. 최종 4라운드에서 1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두 차례나 공을 물에 빠뜨리면서 4타를 까먹어 필 미켈슨(미국)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17번홀의 저주'가 탄생한 배경이다.
폴 고이도스(미국) 역시 2008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의 연장전에서 티 샷 미스로 눈물을 삼켰다. 당시 우승자 가르시아가 5년 뒤인 2013년 티 샷을 두 차례 워터해저드로 날리면서 4오버파로 자멸해 이번에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어부지리를 얻었다. 2005년 68개, 2008년 64개 순이다. 지난해는 36개, 평균 45.3개에 비하면 오히려 적은 편이다.
올해는 12번홀(파4)이 또 하나의 '명물'로 등장했다. 티잉그라운드를 앞으로 이동시켜 358야드짜리 '1온'이 가능한 시그니처홀로 만들어 볼거리가 됐다. 당연히 페어웨이 왼쪽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대형 벙커, 그린 왼쪽에는 연못을 바짝 붙여 샷이 조금만 감겨도 응징을 피할 수 없는 심술을 가미했다. 18개 홀 모두 울트라 드와프 버뮤다 잔디를 단단하게 다진 '유리판 그린'이 변수로 작용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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