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간 승진 휴식 앞두고 직원들이 행복해
대상자들은 '휴가계획서' 내야…눈치보지 말라는 회사의 배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지난해 10월 직장인들 사이에서 포털사이트와 페이스북을 달군 핫이슈가 있었습니다. 한화그룹이 창립기념일에 발표한 '승진 안식월'이었습니다.내용은 이렇습니다.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리에서 과장, 과장에서 차장, 차장에서 부장, 부장에서 상무보(임원)로 승진하는 직원들은 한달 간 쉬기로 한다'.
승진한 직원들은 반드시 '휴가 계획서'를 내야 합니다. 주변 눈치를 보느라 마음 놓고 안식월을 쓰지 못할까봐 회사가 의무화한 것입니다. 솔선수범해 미리 한 달 휴가를 떠난 임원들도 있습니다. 지난 1월 그룹 임원 승진에서 상무보가 된 74명 중 4명이 이미 안식월에 들어갔습니다. 내가 먼저 떠날테니 후배들도 자유롭게 가라는 무언의 배려인 셈입니다. 계열사마다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들은 근속 연수에 따라 안식월을 받기로 했습니다. 사무직들에 비해 승진 기회가 적다는 점을 고려한 처사입니다.
안식월을 생각하면 직원들은 벌써부터 행복해집니다. 한달이면 가족들의 소원도 풀어주고, 마음속에 숨겨뒀던 본인의 버킷리스트도 열어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니까요. 한화첨단소재 A차장은 8월에 미국 일주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빠와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본 적이 없어서 가족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고 했습니다. 한화케미칼 B부장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사람들 붐비지 않을 때 스위스 여행을 하는 것"이라며 "리기산은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 부인과 함께 스위스 구석구석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하네요.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