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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지주회사 전환, 불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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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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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다시 지주회사 추진을 할 수 있을까.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더 이상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정 이사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던 '경쟁력강화태스크포스(TF)'를 해체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해명하는 것은 박근혜정부 눈치 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는 오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경쟁력강화TF 해체ㆍ조직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정 이사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현 정국 상황을 들었다.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이 박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인 창조경제에 발맞춘다는 의도가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추진 동력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들의 설득이 시급하나 현 정국에서 한가하게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논의할 위원들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여년 전 독립된 시장이었던 코스닥시장을 효율화를 위해 통합해 놓고 이제 와 다시 분리시키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 카드를 내세우는 것은 정권 코드 맞추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정 이사장이 지난 10월 취임 이후 지주회사 전환 외에는 시장 활성화 등 다른 업무에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거래소 내부의 충분한 '컨센서스(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들 수 있다. 지난해 4월 지주회사 전환 추진이 공식화된 이후 1년 9개월 동안 거래소 노조는 아직까지 지주회사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최경수 전 이사장 때부터 지주회사 전환 문제와 관련해 내부의 의견이 어느 정도 일치돼야 한다는 의사를 계속 전달해 왔으나 모두 묵살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직 내 반발과 갈등은 거래소가 지난 6월 세계적 경영 컨설팅 회사 매킨지에 의뢰를 맡긴 지주회사 전환 장단점을 분석한 보고서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보고서에서는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시 '의사소통 저하'와 '인사 형평성에 대한 불만' '사내 파벌주의 심화' 등의 잠재적 위험으로 지적됐다.

침체에 빠진 증시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가 지주회사 전환을 중단하고 이를 미래의 과제로 넘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증시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시장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지주회사가 없거나 기업공개(IPO)가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를 기약하기 힘든 지주회사 전환에 매달리지 말고 다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당장 지주회사 전환 관련해 할 일조차 없는 경쟁력강화TF 조직원들을 인력이 부족한 현업 부서로 배치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게 우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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