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미국 금리인상 속도와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꾸준히 저점을 높여가는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성명서상 내포돼 있는 미국 금리정상화 가속화 여부를 둘러싸고 해석이 다양하지만 신흥국 내 가격조정 이상의 추세전환을 야기할 외국인 자금이탈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단기 급등세를 기록하면서 상승 피로도가 누적되어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탄력 강화보다는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해 12월의 경우에는 중국의 경기 경착륙 우려를 차치하더라도, 유가 하락 등 디플레 압력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의 부진한 경기상황과 금리상승에 따른 자금경색 우려가 맞물리며 신흥국 자금유출을 가속화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면 올해의 경우에는 OPEC 감산합의에 따른 유가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유효한 데다, 경제지표의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금리인상 자체보다는 금리정상화를 가능케 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투자심리에 안정감을 실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G2의 경기회복세를 눈여겨볼 만하다. 실제 제조업 지표의 하락세가 지속되었던 지난해와 달리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지수가 모두 기준선(50)을 상회하며 견조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도매재고/판매 비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재고 축적 사이클 재개에 따른 수요증가와 신흥국 펀더멘탈 회복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경기 선순환 구도 형성 기대감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판단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는 보합으로 마감했으나, MSCI 신흥지수는 0.34% 상승했다. 야간선물은 외국인 순매도(163계약)에도 불구하고 0.40p 상승한 259.75p로 마감했다. NDF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192.25원으로 마감했다. 이를 반영하면 달러·원 환율은 2원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 증시는 이탈리아 은행 부실 우려 완화와 개별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승했다. 한국증시도 이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0.91%)가 연일 상승을 이어가며 한국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수요일(21일) 미 증시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요인이다.
더 나아가 달러·원 환율이 1190원을 넘어섰으나 외국인은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들어 7687억 원 순매수 했으며, 미 대선 이후 달러강세 및 미국채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1조 946억원 순매수 했다. 이는 미국, 중국에 이어 일본의 수출입 증가율이 전월에 비해 개선되는 등 글로벌 주요국 경제지표가 양호한데 따른 효과로 추정한다.
더불어 국제유가도 OPEC 합의 이후 급락이 제한된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이 오늘도 한국 증시 상승을 이끌 것으로 판단된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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