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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미래를 위해 여성 공학 인재를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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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 중반에는 이과를 지원하는 여학생 수가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이렇다 보니 대학 진학 후에도 이공계열을 지망한 여학생들은 늘 소수자가 되어 주목을 받았다. 특별함보단 특이함의 시선으로 가득했던 당시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세월이 지났고 세상이 변했다. 지난해 공학계열 학과를 선택한 여학생 수는 2만2000명이었다. 이는 2011년도에 비해 22.1%나 늘어난 수치로 해가 갈수록 공대에 입학하는 여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여대인 숙명여대도 이화여대에 이어 두 번째로 2016년도부터 공과대학을 신설하여 100여명의 여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성 공학인 육성을 위한 노력이 학계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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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빠른 성장세와 노력에도 2015년 기준으로 대학 공학계열의 여대생 비율은 여전히 17%에 불과하고, 전체 산업 기술 인력 가운데 여성 비중이 11.6%에 불과하다는 것은 여성 공학 인재의 육성과 활용의 장기적 계획과 투자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나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산업 환경이 과거 노동 집약적이고 생산중심의 남성 친화적인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창의성 및 세밀함과 감성을 요구하는 융·복합적 산업환경으로 전환됨에 따라 역량 있는 여성공학도의 수요는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와 교육부 또한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춘 선제적 대응 및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공학 인재 양성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현 공대 교육 시스템을 개편하고 취업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올해부터 8개 대학에 총 50억원씩 3년간 지원하는 '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WE-UP, Women in Engineering - Undergraduate Leading Program)'이 그것이다. 제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성장할 공학인의 확보를 위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사업으로 보인다.

최근 여성(Women)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인 '위미노믹스((Womenomics)'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확대되는 현상, 그리고 이를 통해 국가의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경제이론인 위미노믹스는 시대상을 방영한 신조어이다. 최근 맥킨지, 포춘지의 조사에 따르면 애플, 구글, 인텔, MS 등 굴지의 글로벌 IT 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은 20% 내외로 10% 미만인 전통 제조 산업과 비교 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들은 여성인력 활용에 그치지 않고 여성 창업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인텔은 1억2500만달러를 들여 여성의 벤처 진입을 돕고 이들과 상생하겠다고 밝혔고, 구글도 여성 창업을 지원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이렇게 해외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이 IT 비즈니스 분야는 더 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각 분야의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더 이상 기술의 차별성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지 못하는 대신 여성 특유의 감성이나 섬세함이 요구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디자인 분야의 경쟁력이 제품 경쟁력이 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의 경우 유능한 여성 공학인을 대거 채용, 감성 공학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의 평가를 인용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준비에 있어 세계 25위로 여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가장 큰 이유는 남성 및 하드웨어 중심의 대기업 경제구조가 그간의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 왔기 때문이고 그에 따른 변화의 속도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올 미래는 새로운 시대를 열 인재들이 주역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반드시 여성 공학 인력들도 하나의 중심축으로 자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역량 있는 여성 공학인 양성을 위한 학계, 정부, 산학계의 유기적인 협력과 투자는 물론 이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제공을 위해 어떤 정책 결정 및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할 때이다.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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