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반기 반도체 투자 120% 늘린다…"치킨 게임 영향 없어"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올해 하반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를 대폭 늘린다. 고부가 가치 제품 수요를 맞추는 한편 기술격차를 벌려 치킨 게임을 방지한다는 전략이다.

9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TSMC·인텔 등 반도체 업체들이 하반기 시설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는 반도체 부문에 하반기 75억6100만달러(약 8조396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상반기(34억3900만달러)보다 120% 늘어난 규모다.

TSMC는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92% 늘어난 65억7400만달러(7조3000억원)를, 인텔은 상반기 대비 61% 증액한 58억5400만달러(6조50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과 삼성, TSMC는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등)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 순위에서 매출 기준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각사의 매출은 인텔 514억달러, 삼성전자 401억달러, TSMC 266억달러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낸드플래시 전략품목인 V-낸드 설비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중국 다롄(大連) 공장을 3D(3차원) 낸드플래시 전용 라인으로 개조하고 TSMC는 모바일 AP 라인 증설 등에 중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격차가 클수록 공급과잉으로 인한 치킨게임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기술이 월등히 앞서 있으면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 설비투자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해 전체 설비투자 규모는 110억달러로 작년(130억1000만달러)보다는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TSMC는 올해 100억달러, 인텔은 95억달러를 각각 투자함으로써 작년보다 자본적 지출을 각각 24%, 30% 늘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