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설립한 KCI, 가까스로 디폴트 위기 넘겼지만 토종 PEF 운용 역량 한계 드러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케이블TV업체 딜라이브(옛 씨앤앰)의 최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국내 최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설립한 KCI는 파산 직전에 고비를 넘겼지만 이번 디폴트 위기는 토종 PEF의 운용 역량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딜라이브와 이 회사 지분 93.81%를 보유한 KCI는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대출을 해준 국민연금 등 채권단은 MBK측이 초래한 손실을 일부 떠안게 됐다. 현재 딜라이브 시장 가치가 1조5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KCI 주주들의 평가가치는 원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5면
이번 채무조정안 통과로 KCI는 다음달 29일 만기 전에 딜라이브 인수금융 2조2000억원 중 8000억원을 출자전환 한다. 나머지 1조4000억원에 대해서는 이자 일부가 유예되고 만기가 3년 연장된다. 채권단은 출자전환 등을 통해 KCI 지분 19.9%를 갖게 되며 MBK,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존 대주주 지분율은 81.1%로 감소한다.
지난 2007년 MBK는 맥쿼리와 특수목적회사(SPC)인 KCI를 설립, 씨앤앰을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중 인수금융으로 1조4000억원을 조달했고, 2012년 만기 때 대출 규모를 2조2000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딜라이브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지난 4월말부터 인수금융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고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만약 채권단이 채무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았을 경우 KCI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수순을 밟아야 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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