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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7월부터 프랜차이즈 못 들어서는 서촌…이미 임대료 3배 폭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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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3년새 최대 3배까지 급등…점포 교체율 높아
대기업부터 중소 자본까지 속속 유입…상권 확대 지속
“부동산 매물 거래 대부분 투자 목적”

1일 오후 9시. 프랜차이즈 업체 간판들이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일대를 환하게 밝혔다.

1일 오후 9시. 프랜차이즈 업체 간판들이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일대를 환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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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이달 1일 오후 9시. 요즘 '뜨는 골목'이라는 서촌 일대는 불야성을 이뤘다. 경복궁역을 시작으로 자하문로 큰 길가는 '스타벅스', '토니모리', '파리바게트' 등 유명 브랜드의 한글 간판이 끝없이 이어졌다. 불과 수십미터를 걸어가는 길에 화장품, 커피숍, 요식업체 등 프랜차이즈 업체만 30여개. 한옥마을로 지정됐지만, 번쩍이는 네온사인은 강남역 번화가를 연상케 했다.

서울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뜻하는 서촌은 고즈넉한 한옥 마을의 운치와 크고 작은 카페, 미술관이 운집해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동네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사람이 몰리면서 상권이 형성됐고, 유명 프랜차이즈가 몇년 새 크게 늘었다. 뒤늦게 서울시가 프랜차이즈나 대기업 계열의 가게가 들어서는걸 막아서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일대 상권이 급변하고 난 뒤다. 앞서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경복궁서측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발표하고, 7월부터 서촌 전 구역에 프랜차이즈 카페·제과점 등이 입점할 수 없도록 했다.

인근 사업자들은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다. 옥인길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자 김경수 씨는 “최근 2~3년새 임대료가 3배 가까이 뛰었다”며 “10평기준 50만원 받던 임대료는 현재 120~13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서촌에서 장사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은 꼬리를 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 이유미씨는 “서촌 지역 매물은 투자 목적으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상가를 매입해 임대사업을 벌이거나, 임대료를 지불하고 주로 공방, 액세서리 가게 등을 오픈한다”고 말했다.
투자자의 손은 어느새 주거지까지 뻗쳤다. 서촌 본정통인 옥인1길에 위치한 박노수 가옥을 중심으로 난 세 갈래 길에는 카페, 레스토랑, 소품가게 등이 줄을 지었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단독주택이었던 건물이 헐리고 3~4층 규모의 개인 갤러리가 들어섰다. 박노수 가옥에서 1분 거리에 위치한 주차장 부지에도 5층 높이의 건물이 올라왔고, 목이 좋은 1층에는 레스토랑이 들어서 지난달 새롭게 문을 열었다. 6개월만에 상권은 300m가량 더 확대된 모습이다.
1일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사잇골목에 위치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모습. 점포 곳곳에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1일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사잇골목에 위치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모습. 점포 곳곳에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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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집, 횟집, 전통주집 등 60여개 점포들이 길을 따라 늘어진 자하문로 사잇골목에 위치한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도 마찬가지. 소주잔을 기울이는 직장인들로 북적이는 이 골목길도 점포 교체 주기가 짧다. 이날 한 점포는 새까맣게 그을려 텅 빈 채 상태였다. 맞은편에 위치한 A점포에 이유를 물으니 “사업자가 바뀌어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그렇다”며 “기존 사장은 400만~500만원 가량의 월세에 권리금까지 감당해야 했으니 이중고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먹자골목 조성 초창기인 2012년부터 장사를 해왔다는 B횟집 사장은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도 많지만, 접고 나가는 수도 상당하다”며 “프랜차이즈를 못 들어오게 하더라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임대료를 막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말했다.

1일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사잇길에 위치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내 텅빈 한 가게 모습.

1일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사잇길에 위치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내 텅빈 한 가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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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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