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논시에 용산구 국제교류사무소 설치, 구 공무원 2명 파견
용산구와 퀴논시는 지난해 11월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연말에는 구 교류협력실무단이 퀴논시를 방문해 직원 상호 교환 근무 관련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현재 용산에서 베트남으로 파견 간 구 공무원 2명과 현지인으로 선발한 임기제 공무원 1명이 퀴논시청 인근 트란카오반 109번지에서 국제교류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다.
베트남에 부산시와 경상남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의 통상사무소가 있지만 자치구 단위의 해외사무소 개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는 이 곳 홍보전시관을 통해 퀴논시민들에게 미래도시로서의 용산을 소개하고 있으며 향후 상담회장을 조성해 현지 바이어와 용산소재 기업 간 미팅도 주선할 계획이다.
한글 도서관도 인기다. 한국어 학습교재와 일반도서, 전자책 리더기 등을 비치했다. 한국대학 유학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월 1회 운영한다.
현지 한국어 수업은 임기제 공무원인 부이 티 리리(여·26)가 진행한다. 그녀는 퀴논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11년 구 지원을 통해 숙명여대 행정학과에 재입학, 올해 초 학업을 마쳤다.
이와 함께 베트남에서 온 용산의 새 얼굴은 레 녇 응엔(남·29)과 팜 티 디에우 히엔(여·33) 두 사람이다. 각각 정보통신과 임업을 전공한 인재들이다. 이들은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국제관(외국인 기숙사)에 머물고 있으며 용산의 선진 행정을 익히느라 여념이 없다.
두 사람은 구청 내 여러 부서를 순회하며 다양한 행정 체험과 시설 견학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역내 문화재 견학, 직원 친교를 위한 1일 홈스테이, 국내 자매도시 축제 참가 등 여러 체험도 계획돼 있다. 자원봉사자가 가르쳐주는 한국어 교육도 받는다.
이들은 구 직원을 대상으로 한 베트남어 강좌의 보조강사 활동을 자처했다. 구는 수년 전부터 공무원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베트남어 강좌를 운영해 오고 있다.
레 녇 응엔은 “불과 보름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곳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용산구 직원들과 관계도 좀 더 돈독히 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베트남어 교육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는 공무원 상호파견 등에 관한 부속합의서 및 상호주의에 따라 이들 파견 공무원의 숙박비, 식비, 출장여비 등을 부담한다. 단, 항공료는 퀴논시 부담이다.
퀴논시는 월남전 때 파월 한국군 맹호부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용산구와 퀴논시는 양국의 아픈 상처를 보듬는 인적, 물적 교류 사업을 20년 째 이어오고 있다. 퀴논시 저소득층 자녀학생 장학금 전달, 백내장 치료기기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구의원 시절이던 1996년, 해외 자매도시 결연을 위해 처음 퀴논시를 방문했을 때 통역사가 북한말을 사용했다. 그가 민선5기 취임 이후 ‘퀴논시 우수학생 유학지원 사업’에 적극 나선 이유다.
새마을운동 용산구지회는 해피하우스 사업으로 무주택 빈곤가정 등을 위해 2012년부터 매년 2~4채의 주택 건립을 지원해 오고 있다. 현재 4채가 건립 중에 있으며 6월 완공되면 집은 총 12채에 이른다. 건립비용은 주로 이태원지구촌축제 판매수익금과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올해는 특히 교류 20주년 기념으로 양 도시의 이름을 딴 도로명을 상호 부여키로 했다. 구는 지난달 이태원 보광로59길 335m 구간에 퀴논길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이곳에 오는 10월까지 퀴논 정원 및 디자인 벽화 등 베트남 테마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퀴논시와의 공무원 상호 교환 근무를 통해 양국이 형제의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베트남 테마거리 조성 등 자매도시 교류 20주년 기념사업에 구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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