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위원장 "SKT·헬로비전 합병, 공정하게 심사"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의 공공성, 지역성 등 집중 검토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 심사를 최대한 공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에 대한 개선안도 곧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7일 경기도 과천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에 대해 현재 굉장히 관심이 높은데 가능한 선입견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방통위는 이번 M&A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 지역성, 이용자 보호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사안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와 중복심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미래부가 심사하는 부분을 방통위도 똑같이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법 항목과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볼 것"이라고 답변했다.

심사절차를 주관할 심사위원회 구성 및 심사위원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일부 논란이 있지만 문제가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일부에서는 누가 심사위원장이 되느냐에 따라 이번 심사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객관적인 결정을 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심사위원회를 꾸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사위원장을 내부인사로 할지 외부인사로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상임위원들과 상의해 이번주부터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단통법에 대한 개선안도 곧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 위원장은 "단통법 이후의 시장현황에 대해서 최근 조사를 해서 거의 마무리됐고 어떤 형태로든지 언론에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현재 (조사단계일 뿐)구체적인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시장 상황을 살펴본 것을 토대로 해서 다양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통법이 현재와 같이 안정적인 추세가 유지되면서 이용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 3사 사이의 주문형비디오(VOD) 공급 갈등 해결에 대해서는 일단 당사자간 협상이 가장 중요하고 방통위는 후원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청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개입 강도를 세게 할 것임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유료방송이 처음 출범했을 때는 지상파들의 형편이 좋은 편이어서 콘텐츠 대가에 대한 깊은 생각 없이 제공을 하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광고 등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제는 원래 자리로 돌리려는 과정에서 양쪽 간의 갭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 작은 금액처럼 점진적으로 올라왔던 것과 달리 갑자기 적정대가를 찾자고 하니 서로 결론을 내기 어렵고 적정 금액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도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볼때 방통위가 조정자의 역할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협상에서 절차라든지 가격 산출에 있어서 고려되는 구체적인 요소들을 제시해서 당사자들 사이에서 원만한 협상이 이뤄지길 우선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좀더 원활한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뒤에서 후원하면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직까진 의의가 있다고 본다"며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중간광고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지상파든 유료방송이든 콘텐츠 제작 재원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선 광고에 대한 규제완화 흐름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중간광고를 시청자들께서 굉장히 불편해 하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재원 마련에 중간광고가 필요하다면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상파 중간광고가 워낙 파급력이 큰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종합적으로 살피는 단계이고 시기나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