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의 새누리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으로 20대 총선 선거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밀린 현역 의원들이 유 의원을 따라 속속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비박(비박근혜)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한 지역은 전통적으로 여권이 강한 지역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총선기간 동안 텃밭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중 전선' 전투가 불가피 해졌다. 특히 친박(친박근혜)의 '비박 공천학살'에 대한 역풍으로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민심마저 요동치고 있어 새누리당은 더욱더 어려운 싸움에 임하게 될 전망이다.
유 의원이 23일 스스로 새누리당 타이틀을 뗀 '대구의 힘! 대구의 미래!'라는 흰색 현수막 앞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던 그 시각, 이재오(서울 은평을)·주호영(대구 수성을)·류성걸(대구 동갑) 의원도 함께 탈당했다. 유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저와 뜻을 같이 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경선 기회조차 박탈당한 동지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 동지들과 함께 당에 돌아와 보수개혁의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말처럼 이번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이들과 사실상의 '무소속 연대'를 구성해 선거운동에 함께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여당 강세지역에서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재오,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 등 현역들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다. 원외 후보들로는 강승규(서울 마포갑)·조진형(인천 부평갑)·임태희(경기 분당을), 류화선(경기 파주을) 후보 등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친유승민계와 친이(친이명박) 탈당자끼리의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친이인 임태희 전 의원은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 유승민을 지켜주셔서 희망을 만들어 주십시오"라며 연대 가능성을 내보였다. 또 조해진 의원의 경우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인연이 있는 친이 출신이어서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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