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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댓글]③'통일의 꽃'에 "인과응보" 댓글달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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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연예인 등 유명인들 뿐아니라 일반인들도 악성 댓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키보드 워리어가 사이버 공간에 남긴 글에 많은 이들이 심각한 모욕감을 느끼고 우울증을 겪고 심한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사진출처=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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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원은 악성 댓글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뛰어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법원 판례들도 대부분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명예훼손과 모욕죄를 인정했다.
법원 종합법률정보 시스템에 등록돼 있는 악성 댓글에 대한 대표적인 판례는 임수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관련된 것이다.

2005년 7월 '통일의 꽃 임수경씨 9살 아들 필리핀서 익사'라는 제목의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이었다. 1989년 평양축전 참석차 방북해 나라 안팎을 들끓게 하며 '통일의 꽃'으로 불렸던 임 의원이 자연인 신분이던 때 필리핀에 영어연수를 보냈던 초등학생 아들을 잃은 사건 기사에 달린 원색적인 욕설과 험담이 문제였다.

당시 법정에 선 피고인은 4명. 이들은 해당 기사에 "통일의 꽃? 통일의 하이에나겠지"라거나 "인과응보, 사필귀정", "통일에 책임지지도 못할 빨갱이들이 민족이니 통일이니 입에 붙이고 다닌다" 등의 악의적 댓글을 올렸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해도 댓글에는 이보다 더 심한 표현이 들어가 있었다.
2006년 3월 법원은 이들에 대해 형법 제311조를 적용해 모두 모욕죄로 처벌했다. 서울중앙지법(판사 박영래)은 "인터넷 신문상의 특정 기사에 댓글형식으로 그 기사에 등장하는 특정인에 대하여 경멸의 의사를 표시하는 글을 게재하는 행위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벌금 100만원(1명에 대해서는 70만원)이 선고됐다.

인터넷 댓글은 통상 아이디 뒤에 숨어 익명의 탈을 쓰고 활동한다. 이런 익명성이 보장(?)하는 일탈에 악플러는 기생한다. 그런데 평법할 것만 같은 이런 악플러에는 현직 부장판사도 있어 공인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줬다.

지난해초 한 법원 부장판사가 오랜 기간 악플러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 것이다. 수원지방법원의 모 부장판사는 2008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인터넷에서 악성 댓글을 수천 건이나 게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판사는 포털사이트의 기사에 5개의 아이디를 이용해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독재정권 치하의 재판을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촛불폭도', '빨갱이', '저능아' 등의 비하적인 표현을 이용해 특정 지역과 집단을 비난했다. 그는 또 "박통(박정희 대통령), 전통(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물고문, 전기고문 했던 게 역시 좋았던 듯"이라고도 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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